생활환경지능 로봇 개발하는 네이버랩스
네이버, 국내서 인터넷은행 안 해
카카오뱅크로 금융 강화하는 카카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양대 포털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신사업 방향에서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고 밝힌 가운데 로봇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게임, 금융서비스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30일 넥슨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게임 퍼블리싱에 집중했기 때문에 자체 개발 게임이 탁월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강력한 지적재산권(IP)과 자체 개발력을 보유한 넥슨을 탐내고 있다. 카카오가 넥슨을 인수하면 자체 개발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카카오는 2년 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출범시키며 카카오 핀테크 자회사 카카오페이에를 통해 투자 서비스를 진행하는 등 금융과 핀테크에도 관심이 많다. 반면 네이버는 금융에는 관심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인터넷은행 사업이 진출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국이 아닌 금융환경이 낙후된 국가를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중이다. 앞서 네이버는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검토했지만 국내 인터넷 뱅킹 환경이 잘 꾸려져 있다는 이유로 참여를 고사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사업으로 인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며 “일본과 동남아는 금융서비스가 불편하고 낙후됐기 때문에 라인 인프라를 통해 이용자 편의를 위한 다양한 핀테크 사업 전개가 가능하다. 각국 여러 금융기관과 손잡고 핀테크 사업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네이버는 해외에서 인터넷전문은행 3곳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자회사인 라인을 중심으로 금융, 핀테크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라인의 대만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타이완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위해 컨소시엄에서 최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라인은 일본에서도 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앱 기반 소액투자와 보험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어 라인의 홍콩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태국의 카시콘은행과 합작사 카시콘라인을 설립해 인터넷 은행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 인도네시아에서도 모바일뱅킹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또 네이버는 동영상 사업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컨퍼런스콜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서 동영상을 생산하고 업로드하는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며 “메인화면·검색 등 동영상 선택부터 재생까지 끊김 없는 흐름을 제공하도록 네이버 서비스를 전면 개편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카카오가 지분을 투자해 육성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는 상품군을 다양화하며 금융에 적극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매년 1조원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민간 중금리 대출과 개인사업자 사잇돌대출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양사 모두 인공지능에 매진하는 가운데 네이버는 ‘로봇’ 생태계 구성에 나서며 성장동력 마련에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이다. 앞서 네이버랩스는 이번 달 초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9’에 네이버는 처음 참여해 연구개발하고 있는 위치 및 이동 통합 솔루션 ‘xDM 플랫폼’, 3차원 실내 정밀 지도제작 로봇 ‘M1’, 로봇팔 ‘앰비덱스’, 자율주행하는 로봇 ‘어라운드G’ 등을 전시하며 로봇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다.

네이버랩스는 네이버의 연구‧개발 자회사로 네이버의 핵심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네이버의 생활환경지능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위치‧이동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로봇도 이런 맥락으로 연구되고 있다. 직접 제품을 만들어 상용화하지는 않지만 사용성에 맞는 기업과 협약을 맺어 기술을 탑재시키고 있다.

지난 30일 네이버랩스는 LG전자와 로봇 분야의 연구개발과 사업추진을 위한 사업협력을 맺기도 했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개발하는 로봇에 네이버 xDM 기술이 들어가게 된다.

카카오는 로봇 시제품을 만드는 등의 작업은 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에서 로보틱스 분야도 연구하고 있지만 하드웨어를 만들기보다는 머신러닝을 통해서 로봇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기반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전반적인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자율주행 드론 등을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양대 포털 서비스는 이렇듯 향후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고 일부 분야에서는 경쟁도 하지만 가는 길은 같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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