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협상 분위기 주목
브렉시트 관련 유럽 정세도 살펴봐야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북·미 정상회담도 주요 변수

왼쪽부터 미중 무역 분쟁 당사자 격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브렉시트와 관련된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 미국의 통화정책 키를 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1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미중 무역 분쟁 당사자 격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브렉시트와 관련된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 미국의 통화정책 키를 쥔 제롬 파월 연준 의장, 1차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이달 가파른 상승세를 뒤로하고 2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향후 증시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시의 상승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지 다음 달이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다음 달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양상, 영국의 브렉시트와 관련된 유럽 정세, 미국 통화정책 기조, 북미 정상회담 성공 개최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할 전망이다.

◇ 무역분쟁 협상 마감 앞둔 미·중, 분위기 주목

코스피가 이달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수는 지난 1월 4일 장중 1984.53까지 내린 이후 반등하며 31일 장중 2222.88까지 12% 가량 상승했다. 외국인이 4조원 가까이 순매수를 보인 영향이 컸다. 코스닥 지수도 4일 장중 최저점 대비 최고 11.1% 가량 상승했다.

내달 국내 증시가 1월의 상승세를 이어갈 지 여부에 대해선 우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양상을 살펴봐야 할 전망이다. 두 나라는 지난해 12월 관세 부과를 미루고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1월 말까지 진행된 협상에선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양국의 협상 마감이 3월 1일(이하 현지 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에 날선 공방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실제 KB증권이 발간한 ‘2월 월간 전략’에 따르면 USMCA (옛NAFTA) 무역협상 등 사례에서 타결이 되기 직전까지 기싸움이 강했다. 이러한 영향에 증시가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협상 타결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면 증시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 반면 협상 타결이 쉽지 않는 방향으로 분위기가 전개된다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협상과 관련된 양상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 ‘노딜’이냐 ‘딜’이냐, 브렉시트 양상 살펴봐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관련된 이슈도 내달 주의깊게 볼 대외 변수로 꼽힌다. 영국은 별다른 시나리오가 없다면 오는 3월 29일 23시를 기해 EU에서 탈퇴한다. 이 기간 동안 어떤 방식의 브렉시트(Brexit)가 이뤄질 지에 따라 유럽정세가 요동칠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과 EU가 아무런 준비 없이 갈라서는 것이어서 금융시장의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영국 하원이 최근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도록 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통과시켰지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투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합의가 없다면 노딜 브렉시트가 있을 것”이라 밝혔다.

다만 아직 협상할 시간이 있어 브렉시트 시기를 늦춘 후 협의를 통해 EU를 탈퇴한다든지와 같은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실제 메이 총리는 30일 하원에서 열린 ‘총리 질의응답’에서 “그동안 EU 정상들과의 접촉을 통해 그들도 분명히 합의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브렉시트 재협상 필요성을 설명해 나갈 계획이라 말한 바 있다.

◇ 살펴봐야 할 미국 통화정책 기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미국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는데 연준의 점도표를 통해 올해도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쉽게 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후퇴할 경우 달러 약세로 이어져 한국과 같은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미 연준은 지난 30일(현지 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행 2.25~2.50%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발표가 나오자 이날 국내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이었다.

2월달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내달 20일에는 1월에 열렸던 연준 FOMC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이 의사록에서 보다 더 자세한 미국 연준 위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전망이다.

◇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 증시 훈풍 불까

미국과 북한 정상회담도 한국 증시에는 중요한 대목이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흘러갈 경우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인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가 나온다면 남북 경협 업종 중심으로 시장 실망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 등 국내외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의 고위 관리가 다음달 4일 판문점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베트남 다낭이 유력한 장소중 하나로 거론되는 가운데 두 나라의 정상회담은 내달 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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