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회사 모두 넥슨 인수 통해 약점 보완 가능
일각에서는 텐센트의 국내 기업 통한 넥슨 우회 인수 의혹도

넥슨 인수를 둘러싼 국내외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넥슨 인수를 둘러싼 국내외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넥슨 인수를 둘러싼 국내외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와 넷마블은 최근 넥슨 인수전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넥슨 인수 의향을 드러냈던 중국의 텐센트를 비롯한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카오 2대 주주이자 넷마블 3대 주주인 텐센트가 국내 기업을 이용해 넥슨 우회 인수에 나서고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넥슨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넷마블측은 “두 달 전부터 넥슨 인수를 검토했고 지난달 최종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넷마블은 국내 자본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형성해 인수전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 역시 “넥슨 인수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와 넷마블이 넥슨 인수에 나서는 배경은 넥슨을 통해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라는 게임 전문 자회사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국민 메신저라고 불리는 카카오톡 플랫픔을 적극 활용해 최근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자체 지적재산권(IP)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그간 게임 퍼블리싱에 집중해 왔다. 최근 자체 개발 게임을 출시하고 있지만 경쟁사와 비교해 아직은 부족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강력한 IP와 자체 개발력을 보유한 넥슨을 인수할 경우 퍼블리싱 능력에 개발력까지 더할 수 있게 된다.

넷마블 역시 넥슨 인수를 통해 PC 온라인게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넷마블은 지난 2012년부터 사실상 모바일게임만을 출시해 오고 있다. 지금도 국내 1위의 모바일게임 전문 회사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모바일게임 전문회사를 지향했지만 경쟁사들의 모바일시장 진출로 최근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다. PC 온라인게임 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넥슨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1위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인수 자금이다. 넷마블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및 매도가능증권 2조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금융상품 2조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10조원 이상의 높은 인수 대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중국 텐센트···국내 기업 통한 우회 인수 의혹도

결국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선 컨소시엄 구성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텐센트의 컨소시엄 참여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특히 텐센트의 경우 넷마블 지분 17.7%를 보유한 3대 주주이자 카카오 지분 6.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과 카카오 중 누가 넥슨을 인수하더라도 간접적으로 넥슨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넷마블과 카카오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텐센트가 사모펀드 형태로 참가, 넥슨 인수를 주도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국내 기업을 통해 넥슨 우회 인수에 나서는 것이다. 시가총액 500조가 넘는 텐센트에게 있어 10조원에 달하는 인수 자금은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국내외 여론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국내 대표 게임사가 외국 기업에 넘어간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있다. 향후 국내에서 게임 관련 사업을 진행해야하는 텐센트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을 앞세울 경우 해당 논란을 상당부분 잠재울 수 있게 된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텐센트의 경우 자금 동원 능력 등 여러 측면에서 볼 때 독자인수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논란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에 한국 기업을 내세우게 되면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 모양새도 아주 좋다. 이는 김정주 회장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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