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국제자산신탁 등 인수합병 타당성 검토
한화그룹, 롯데카드 매물 인수 나서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을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 싸움이 치열해 지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을 통한 영업 경쟁력 강화 싸움이 치열해 지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국내 금융지주들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충에 본격 나서는 분위기다. 은행의 이자이익만으로는 수익성 강화가 어려워지자 비은행 부문 금융사를 인수해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주사 체제를 갖춘 우리금융지주가 M&A를 위한 물밑작업을 적극 진행하고 있어 올해 금융지주 간 사업 확대를 통한 선두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주사 안착 후 본격적으로 비은행 부문 M&A를 위한 물색에 나섰다. 우리금융은 우선 신탁사, 자산운용사 등을 시작으로 인수합병에 나서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춘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금융이 눈여겨보는 매물로는 신탁사 가운데 국제자산신탁이 있다. 자산운용 중에는 동양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 등이 거론된다. 

국제신탁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6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1% 증가했다. 다만 국내 영업 중인 11개 부동산신탁사의 평균 영업이익이 1067억원, 전년 동기 대비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23.1%인 점을 고려하면 국제신탁의 영업 경쟁력은 업계 중하위 수준으로 보인다. 

동양자산운용의 지난해 9월말 영업이익은 1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 감소했다. 하이자산운용은 150억원으로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자산운용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96억원이다. 두 자산운용사의 영업이익이 평균을 웃돌았다. 다만 업계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22%인 것과 비교하면 두 자산운용사의 영업 경쟁력이 지난해 다른 자산운용사보다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장 금융사를 인수하거나 가격 협상을 하는 단계가 아니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며 “일단 여러 신탁사 중 국제자산신탁이나 그와 규모가 비슷한 신탁사를 검토하고 있다. 자산운용 중에선 동양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 등을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신탁사나 자산운용사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신속하게 인수해서 시너지를 볼 수 있다”며 “카드사는 우리카드가 있고 카드 업계가 불황이기 때문에 다른 인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보험사는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때문에 자본을 계속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증권사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외에도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한화그룹 등도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근 롯데그룹의 롯데카드 등 계열사 매각 작업이 시작되면서 금융사들의 M&A 경쟁이 높아졌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9월말 기준 770여만명의 가입자를 둔 업계 5위 카드사다. 2017년 연간 영업수익만 1조9000억원 수준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롯데카드 인수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그룹은 생명보험, 손해보험, 투자증권에 이어 카드사까지 확보해 금융사를 통한 수익 확대에 나섰다. 

인수전 참여 유력후보로 꼽혔던 KB금융과 BNK금융은 롯데카드·롯데손보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부동산신탁을 인수한 바 있다. 올해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이 증가해 리딩금융그룹을 재탈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사마다 은행 중심에서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M&A를 통한 사업 확장을 계획하는 중”이라며 “이를 통해 비은행 수익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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