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라이프MMO 등 새로운 장르 개척에 나서는 게임사들

엔씨소프트는 최근 멀티플랙스 영화관 메가박스와 함께 복합문화공간 ‘타이니’ 키즈카페를 오픈했다.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최근 멀티플랙스 영화관 메가박스와 함께 복합문화공간 ‘타이니’ 키즈카페를 오픈했다. / 사진=엔씨소프트

최근 게임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국내 시장 침투 가속화, 정부의 게임 규제 등 사업 환경은 날이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게임사들은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AI), 캐릭터사업 등 게임외 분야에 속속 진출하기 시작했다. 올해도 이러한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멀티플랙스 영화관 메가박스와 함께 복합문화공간 ‘타이니’ 키즈카페를 오픈했다. 타이니는 디지털을 접목한 놀이·체험 공간, 건강하고 맛있는 식음료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F&B존 등으로 구성돼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방문객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결합한 트램폴린(trampoline), 클라이밍(Climbing), 블록놀이 등을 즐길 수 있다. 비행요트 플랜트, 동물종합병원, 파머스 마켓 등의 공간에서는 흥미로운 역할 놀이도 체험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는 쿠킹 클래스와 테크&아트 클래스가 상시로 열린다. 강성규 엔씨 채널커뮤니케이션실 실장은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는 신체활동 공간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 등 다양한 컨셉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엔씨는 웹툰 사업 및 캐릭터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엔씨의 웹툰 플랫폼 ‘버프툰’은 최근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했다. 무료 콘텐츠를 주로 제공하던 것에 이어 이번 리뉴얼을 기점으로 유료 콘텐츠를 새로 도입했다. 본격적으로 웹툰 사업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엔씨가 출범시킨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도 최근 KST모빌리티의 택시 서비스 브랜드 ‘마카롱택시’와 브랜드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엔씨는 스푼즈 캐릭터를 활용해 제작한 무선 충전기, 쿠션 등을 비치해 마카롱 택시 이용 고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의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 상품 모습. /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의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 상품 모습. / 사진=엔씨소프트

NHN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오는 4월 ‘NHN’으로 사명을 변경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사명 변경에 대해 “NHN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계승하고 IT기술기업으로 한 번 더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네이버와 한게임 합병 법인이 사용하던 옛 사명으로 회귀하는 셈이다. 앞서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쳐 NHN이 탄생했지만 양측은 2013년 다시 갈라섰다. 검색 포털 등 인터넷 서비스 부문은 네이버로, 게임 부문은 NHN엔터로 분할한 바 있다. 현재 NHN엔터는 게임 외에도 ‘페이코’를 비롯한 간편결제, 클라우드, AI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사명 변경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종합 IT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도 올해부터 삶을 게임으로 담아내는 형태의 ‘라이프 MMO’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자전거 타기, 걷기 등 이용자 일상을 게임화해 생활과 게임의 결합을 보여줄 계획이다. 현재 프로젝트팀 구성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훈 대표는 “과거 나이키에서는 자신들의 경쟁사가 닌텐도라고 밝힌 바 있다”며 “이는 스포츠사가 게임사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일화이며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는 게임 유저층이 아닌 나이키의 유저층들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해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사들이 기존 게임산업을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앞으로 게임 하나만 가지고는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이며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던 모바일게임 시장마저 이제는 성장률이 둔화하기 시작한 상황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게임사들이 AI나 블록체인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사실상 이제는 산업간 구분이 의미가 없는 상황이다. 게임사들도 게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AI나 캐릭터 분야 등은 게임과 결합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며 “대다수 게임사들은 여력이 되는 한,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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