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위례 등 인기단지, 3월 이후로
기본형 건축비 인상 시 분양수익 상승 기대
예비청약자들 부담 증가 불가피
전문가들 “시세차익 기대감 커 청약시장 영향은 미미”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위례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분양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올해 3월 발표될 기본형 건축비 인상안에 맞춰 분양일정을 재조정한 탓이다. / 사진=연합뉴스

건설사들이 건축비 인상안 발표가 나는 3월 이후로 분양일정을 늦추고 있는 모양새다. 건축비가 인상되면 분양가를 높일 수 있어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협상이 여의치 않자 다른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예비청약자들의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인기 단지의 경우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데다 대기수요가 많아 분양가 상승이 청약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업계 등에 따르면 롯데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전동동 청략리4구역을 재개발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은 지난해 11월 분양될 예정이었지만 아직까지 분양이 되지 않고 있다. GS건설이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그랑자이’ 역시 당초 지난해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올 4월로 일정이 연기됐다.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예비청약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던 북위례신도시에서는 대부분의 단지들이 분양일정을 3월 이후로 미뤘다. 이 지역은 위례신도시에서 4년 만에 분양이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 북위례(178가구)’의 분양 일정을 연초에서 3월 중순으로 미뤘고 ▲우미건설(위례 우미린 1차 875가구) ▲계룡건설(위례 리슈빌 494가구) ▲호반건설(위례 호반베르디움 3차 689가구, 5차 700가구) 등도 연초에서 4월께로 분양 일정을 변경했다. 중흥건설(위례 중흥S클래스 475가구)의 경우 아예 올해 상반기에서 9월로 분양 일정을 대폭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오는 3월 발표되는 정부의 ‘기본형 건축비’ 인상안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매년 3월과 9월에 발표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격 산정에 활용된다. 결국 건축비가 오르는 만큼 건설사들의 수익성도 높아지는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인기 지역들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고 있다”며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지역은 기본형 건축비에 건축비 가산비용, 택지비, 택지 가산비용 등 더한 뒤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본형 건축비는 원자재, 인건비 등 공사비용의 요율 상승분을 적용해 기본 건축비의 1% 상승 범위 내에서 산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기본형 건축비는 3.3㎡당 6만원 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북위례의 경우 분양되는 평형대가 중대형임(100~130㎡)을 감안하면 한 호당 분양가는 200만~250만원 가량 오르게 된다. 1000세대라고 가정하면 건설사들은 20억원 이상의 분양수익을 더 얻는 셈이다. 반면 예비청약자들의 부담은 그만큼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추가 분양가 상승이 청약결과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과 위례신도시 같은 인기 지역의 경우 분양가가 오르더라도 주변시세보다 저렴해 투자가치가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위례의 경우 분양가상한제로 인해 분양 단지와 기존 단지 간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어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이라며 “여기에 거듭된 일정 연기로 대기수요가 많아 예비청약자들의 열기는 여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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