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조사 결과,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81.1
내수 침체 심화, 전망치 85.2로 3년6개월여 만에 최하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 사진=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 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의 경기 체감도가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월 전망치는 81.1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76.1) 이후 119개월 만에 최저치다. BSI지수가 100이하면 경기가 안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내수부진이 심각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2월 내수전망은 43개월 만에 최저치인 85.2를 기록했고, 내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도소매 업종 전망도 70.2로 나타나 유통업계의 설 특수라는 말도 무색했다.

내수뿐 아니라 수출(89.0), 투자(95.2), 자금(94.7), 재고(102.9), 고용(96.9), 채산성(87.8) 등 모든 부문이 기준선에 크게 못 미쳤다. 한경연은 “통상 설 연휴가 있는 2월은 조업일수 감소, 건설업 수주 비수기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망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나 올해는 감소폭이 크고 전망치가 낮아 기업들의 경기 체감도가 최악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내수 침체가 심각한 상황에서 중국 경제 지표 악화와 미국의 셧다운 장기화 우려, 반도체 경기 둔화 본격화로 인한 수출 불확실성 증대도 부정적 경기전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1월 실적은 87.3을 기록하며 45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를 기록했다. 내수(93.5), 수출(91.1), 투자(92.6), 자금(95.7), 재고(103.8), 고용(98.6), 채산성(93.1) 등 모든 부문이 부진했다. 기업들은 전반적인 경기악화로 새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최근 인건비 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로 고용과 투자 환경이 악화되면서 내수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경제성장을 견인한 수출의 위협요인 마저 현실화 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비용부담을 완화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업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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