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망과는 온도차 커
저평가에 따른 매수세와 신흥국 매력 더해져
"장기적인 상승세인지는 지켜봐야"

코스피가 올해들어서 시장 전망과 다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 그래프=키움HTS.
코스피가 올해들어서 시장 전망과 다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 그래프=키움HTS.

코스피가 증권업계 예상과는 달리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외 증권사들은 글로벌 경기 부진과 상장사들의 이익 둔화 등에 국내 증시가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코스피는 이달들어 6% 넘게 상승하는 등 어느덧 22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는 지나친 저평가와 신흥국 증시의 매력이 살아난 점이 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3포인트(0.02%) 내린 2177.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소폭 내렸지만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6.1% 넘게 상승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이달 들어서만 5%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같은 상승세는 당초 시장 예상과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다수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를 점쳤고, 이 영향에 국내 증시를 지탱하는 상장사들의 순이익 성장세가 지난해 대비 약화될 것으로 봤다.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과 국내 증권사인 IBK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증시를 보수적으로 보면서 코스피 밴드 상단을 각각 2250선, 2260선으로 제시했다. 이는 이날 코스피 종가와 불과 80포인트밖에 차이나지 않는 수치다. 나머지 다수 국내 증권사들도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평균 2350선 수준으로 점치면서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지수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나온 전망과 최근 증시의 온도차가 발생한 배경에는 우선적으로는 한국증시의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증시는 지난해 10월과 11월 큰 폭의 급락을 경험했다. 이 때 지나친 지수 하락에 따른 되돌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풀이다. 실제 지난해 말 12개월 포워드 주가순자산비율(PER)은 8.2배 수준으로 2010년 이후 평균인 10배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신흥국 증시 자체의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론 미·중 무역 분쟁이 지난해처럼 강도높게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 장기적으론 달러화 약세 가능성이 신흥국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신흥국과 선진국 증시의 최근 4주간 자금의 유입 강도는 각각 +0.8%, -0.3%다. 코스피만 놓고보면 이달들어서만 외국인 누적 순매수가 3조1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아직 대세적인 상승 기조로 보기에는 추이를 더 살펴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중국과 미국의 경기가 둔화 우려 속에 있다. 유럽의 정치적인 불확실성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일시적인 반등이 아닌 장기적인 상승세가 나오려면 글로벌 경기 부진 우려가 해소되고 달러화가 추세적으로 약세로 돌아서는 모습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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