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온그룹, 한국미니스톱 매각절차 중단···신규 출점 어려워진 편의점 업계, 돌파구 마련 절실
가장 높은 입찰가 써낸 롯데, 세븐일레븐 내실경영에 집중
올해 말까지 점포수 5000개 달성하겠다던 이마트24, 점포 브랜드 전환에 주력

/사진=셔터스톡(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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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편의점 업계의 화두였던 한국미니스톱 매각이 결국 물건너갔다.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일본 이온그룹이 매각 절차를 철회한 탓이다. 이에 미니스톱 인수로 상위 사업자와의 격차를 단숨에 줄이려했던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당분간 3·4위 위치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신규 출점마저 쉽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이들 편의점업체가 향후 어떤 전략을 짤 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미니스톱의 최대 주주인 일본 이온그룹이 매각을 중단하고, 입찰 참가자들인 롯데와 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이를 알렸다. 지난해 11월 본입찰을 거쳐 지난 수개월간 논의됐던 미니스톱 매각이 중단됨으로써, 인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진 3위 사업자 롯데와 편의점 후발주자 신세계 등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점포수가 곧 경쟁력인 탓에, 3·4위 사업자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에게 미니스톱 인수는 단숨에 CU(씨유), GS25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묘안이었다. 지난해 12월 편의점 업계가 자율적으로 지자체별 출점 지정거리를 50~100m로 정하기로 하면서 신규 출점이 더욱 어려워지자, 기존 점포를 인수할 수 있는 미니스톱의 몸값이 더 뛰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세븐일레븐의 매장수는 9555개, 이마트24 매장수는 3750개다. 1위인 CU(1만3169개)와 2위인 GS25(1만3107개)와 점포수 차이가 적게는 4000여개, 많게는 9000여개까지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업계 4위인 미니스톱 매장수는 2500여개다. 이는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품을 경우, 단숨에 2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숫자다. 올해 말까지 매장수를 5000개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이마트24의 경우에도 단숨에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 숫자였다.

편의점 성장의 두 축 중 한 축인 점포수 확대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세븐일레븐은 점포의 내실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올해에는 개별 점포의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 플랫폼을 강화하는 내적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과의 협력을 통한 생활금융서비스, 카페 매장 등 세븐일레븐이 여타 브랜드 대비 강점을 지닌 부분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055개를 늘리며 편의점업체 중 점포 순증수가 가장 많았던 이마트24는 전환 점포를 더욱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신규출점이 많이 어려운 상황이니만큼 브랜드 전환 위주로 출점을 계속 할 것"이라면서 "로열티 대신 월회비를 내고, 24시간 자율 운영을 한다는 등 이마트24만의 장점을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노브랜드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한 이마트24는 아임e, 이요리 등 PB(자체브랜드) 제품과 프레시푸드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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