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장관급 오는 30~31일 미국서 고위급 협상
미국 관리들 “미·중 양국 여전히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어려운 문제들 있다”
양국 3월1일까지 타결안 마련해야···트럼프 대통령 대(對)중 관세 25%까지 올릴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모습.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모습.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시한은 다가오고 있으나 양국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고 있지 못한 모양새다. 미·중은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보조금 지급 등의 쟁점 사안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미국서 열릴 미·중 장관급 협상에서 극적인 타결이 도출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양국은 3월1일(현지시간)까지 일시적 휴전을 맺고 있다. 다만 무역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은 중국에 막대한 보복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혀 세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미·중 양국은 앞서 지난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차관급 무역 협상을 진행한 것에 이어 이달 말 30~31일 장관급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번 장관급 협상에는 류허 중국 경제부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과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장관급 무역협상 앞두고 美 비관론 펼쳐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은 현재 크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3월1일(현지시간) 마감시한까지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했지만, 양국은 여전히 양보 없는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탈취와 기술 이전 강요 등 무역전쟁의 핵심 사안에 대해 지금까지 진전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면 중국은 이에 맞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미중 무역교섭에서는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 확대와 구조개혁뿐만 아니라 위안화 환율 등 폭넓은 의제를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미·중 무역전쟁이 완전히 해결되기까지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지만, 양국이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크다고 봤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 또한 미중 협상이 많은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환율 문제가 협상 의제에 포함됐다며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스 장관은 24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예비 작업이 이뤄졌지만 해결책을 찾기까지는 갈 길이 매우 멀다”며 “무역은 매우 복잡하고, 얼마나 많은 대두(콩)와 액화천연가스(LNG)를 사고 팔지 정하는 것 외에도 굉장히 많은 이슈가 얽혀있다”고 평가했다.

로스 장관의 발언은 중국이 최근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유화적 입장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은 지난 7~9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 마지막 날 대두, 옥수수 등 외국산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

또 로스 장관은 “미국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구조개혁과 정상적 통상관계를 위한 처벌 규정”이라며 “양측이 류 부총리 방미 기간 이를 포함한 모든 사안의 해결책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로스 장관은 거래가 나올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언급하며 협상 타결 가능성은 열어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이달 말 중국과의 회담에 대해 낙관적이나결과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상도 자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역 불균형과 더불어, 미국 기업들이 자신들의 영업 비밀과 지적 재산이 도용될 위험 없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포함해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에 아직도 해결해야 할 몇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있다”며 “그런 모든 문제들이 건설적으로 협의되길 희망한다”고 주장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류 부총리가 이번 협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류 부총리가 결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이 3월1일까지 타결되지 못하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은 본격 돌입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감시한 안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산 수입품 절반에 물리는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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