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인재들 현대차로 이동 흐름 눈길···현대차 자체 차량용 반도체 개발 가속화

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전혀 연관 관계가 없는 것 같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인재들이 자동차 회사인 현대자동차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가 수소차 등 미래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과거와 달리 다양한 인적 융합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 특히 비메모리 부문 인재들이 현대차 경력직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 IT업계 고위 인사는 “반도체 엔지니어 뿐 아니라, 기획 부분 등을 맡는 비(非) 엔지니어 출신 인재들도 현대차로 이동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반도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현대차는 세계 3대 차량용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올해 현대차는 인피니언에게 ‘올해의 협력사’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인피니언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에 전력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든든한 협력사가 있음에도 현대차가 끊임없이 차량용 반도체 자체개발에 힘을 쓰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부품 자급자족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를 보면 알 수 있듯 반도체를 사오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경우 시장 환경 및 가격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안정적인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도체 사업은 특히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인재를 데려오는 것이 급선무다. ‘반도체 굴기(반도체 육성정책)’를 펼치는 중국이 그토록 한국의 반도체 인재를 모셔가려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 자동차 업계 연구원은 “과거만 해도 현대차 경력직 입사자들을 보면 대부분 기계공학과 출신의 정통 ‘자동차맨’이 많았는데 이제 배터리 및 반도체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들이 경력직 이동을 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흐름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수소차 등 미래기술을 강조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장)는 “자동차 자체가 첨단기기화되면서 현대차는 스스로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며 “특히 융합을 강조하는 정의선 수석 부회장 체제 하에서 다양한 분야 인재영입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기술 등 신기술이 강조되면서 자동차 기업이 IT(정보기술)기업으로 변신해야 생존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해야 하는 것은 필수인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