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범죄조사부 배당, 관계자 조사 1차 마쳐
삼성물산 추가고소도 이어질 듯

자택 보수공사에 삼성물산 돈을 끌어다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택 보수공사에 삼성물산 돈을 끌어다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자택 보수공사에 삼성물산 돈을 끌어다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에 대해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당초 업계 예상보다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이르면 설 명절 전후로 배임의혹을 받는 삼성물산은 물론 총수일가까지 압수수색 및 소환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조세범죄조사부(최호영 부장검사)에 해당사건을 배당하고 지난 22일 첫 관계자 조사에 나섰다. 정의당이 고발한 지 약 열흘만에 이뤄진 것으로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받은 이는 최초 정의당에 의혹을 제보한 곽상운 지스톤엔지니어링 대표다. 곽 대표는 삼성물산이 이 부회장과 이 사장 자택 공사비를 대납한 게 아니라는 삼성물산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를 넘겼다. 특히 곽 씨는 검찰에 이부진 사장 자택 내 수영장이 위치한 곳과 진입방법을 설명하며 이부진 사장이 수영장 짓기를 최종 포기했다고 설명한 삼성물산 해명이 거짓임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 사장 자택 수색까지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 총수 일가와 조세범죄조사부의 악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해 3월부터 연말까지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 및 이 회장 자택 공사비 33억원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오다가 최근 이 회장 건강을 이유로 기소중지로 결론냈다. 다만 기소중지하고 약 열흘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 회장 때와 비슷한 수법을 활용한 총수 일가 자택 수리비 대납 의혹이 또다시 불거진만큼 검찰은 이번 사건은 속도를 내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서울지검 관계자는 “(배정받은 검사) 방 상황은 물론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는 터라 사건이 밀리기도 하는데 통상적 수사 시기에 비춰봤을 땐 비교적 빨리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곽상운 지스톤엔지니어링 대표는 삼성물산의 총수일가 자택 공사비 대납의혹과 함께 내주 초 삼성물산의 자사 기술탈취 의혹에 대해 추가 고소를 앞두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거래해오면서 수차례 자사 기술을 탈취당했다는 판단에서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이 말레이시아의 지상 118층 초고층 빌딩을 지을 당시 자사가 알려준 기초파일 보강 기술을 물산 측이 적용하고도 그에 상응하는 댓가를 지불하지 않았으며, 삼성물산이 싱가포르에서 수주한 지하철 공사에서도 방수처리 기술을 활용하고도 다른 핑계로 일관하며 비용지급을 미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곽상운 대표는 “삼성물산 감사팀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현장과 알아서 해결하라는 회신만 받고, 현장 측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리는 걸 일삼아왔다”며 “다음 주초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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