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등 관련 법률 조속한 처리 약속
‘엘리트 위주 선수 육성방식’ 전면 재검토
바른미래당, 진천선수촌 방문해 선수들과 간담회 갖고 현장 목소리 청취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의 고발로 불거진 체육계의 성폭력‧폭력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앞다퉈 나서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월 임시국회에서 성폭력 재발방지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고, 바른미래당은 선수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체육계의 실상과 고충을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당정 “체육계 성폭력 재발방지 법안, 2월 임시국회서 반드시 처리”

우선 당정은 24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체육계 성폭력 재방방지 법안들을 처리키로 했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체육계 성폭력 근절대책 논의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전혜숙 여성가족위원장,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사진=연합뉴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체육계 성폭력 근절대책 논의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전혜숙 여성가족위원장, 안민석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도종환 문체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사진=연합뉴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브리핑을 통해 “체육계 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해 발의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과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정은 2월 임시국회에서 해당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법안들의 주요 내용은 ▲체육지도자 연수 과정에 (성)폭력방지 예방교육 의무화 ▲지도자의 성폭력으로 인한 상해 시 판결 전 지도자 자격 정지‧영구제명 ▲성폭력 피해자 불이익 처분 금지 ▲스포츠윤리센터 독립기관으로 설립 ▲성폭력 관련 손해배상청구 민사상 소멸시효를 피해를 안 날로부터 5년, 피해가 발생한 날부터 20년으로 연장 ▲소멸시효 정지 특례규정 등이다.

특히 당정은 체육계 성폭력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방식을 꼽으며 이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체육계의 성폭력과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침묵의 카르텔을 깨는 것은 물론 엘리트 위주의 선수 육성 교육방식에 대한 근본적이고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체육계 성폭력의 근본 원인은 수십 년간 지속된 엘리트주의에 있었다. 여론이 잠잠해진다고 흐지부지돼서는 안 되며 당정청이 함께 손을 맞잡고 체육계 엘리트주의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정은 성적주의 기반의 엘리트 체육시스템의 개선을 위해 민관합동위원회(가칭 스포츠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엘리트 중심의 선수 육성 시스템 개선 ▲체육선수 등의 인권보호를 위한 정책 강구 ▲체육단체 조직 사유화 등 비리 차단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가인권위원회 내에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설치해 성폭력 피해 사안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고, 체육지도자의 징계 현황과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김수민 체육계 성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 공동위원장 등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선수촌에서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창원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김수민 체육계 성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 공동위원장 등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선수촌에서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이창원 기자

◇바른미래당, 선수들 목소리 반영해 '성폭력 근절 3법' 발의

바른미래당도 체육계 성폭력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날 손학규 대표, 김수민 체육계 성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 공동위원장 등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선수촌을 현장 방문했다.

특히 이들은 선수촌 내 사각지대 점검과 여성 선수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현장 간담회에서의 의견들을 반영한 구체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시설을 돌아보고 선수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들었다”며 “바른미래당 성폭력 근절 TF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체육계 성폭력 근절 3법’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현장 간담회의 목소리를 반영한 ‘3법’을 오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김 공동위원장은 ‘3법’에는 피해자 보호, 신고체계 개선, 성범죄자의 체육계 복귀 금지, 신체접촉이 많은 종목의 여성 지도자 확보, 선수 심리상담센터 구축 등의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