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분기 내 인증 강화, 근본적인 제재 필요해”

특정 업체를 사칭하거나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캡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특정 업체를 사칭하거나 불법으로 이용하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캡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손쉽게 만들 수 있는만큼 특정 업체를 사칭하거나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불법 카카오톡플러스 친구 지적에  카카오는 올해 1분기 안으로 인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3일 현재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조건’을 검색하면 ‘사칭무조건조심’이라는 이름으로 수백개 플러스친구가 검색된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스포츠토토로 수익을 내기 위해 불법 정보 공유용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성매매를 의심하게 하는 ‘애인대행’ 등의 플러스친구도 쉽게 검색이 됐다.

실제로 해당 플러스친구에게 말을 걸어 어떤 것을 알려주느냐고 묻자 “스포츠 정보를 알려준다.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돕겠다. 가족방을 통해 스포츠를 몰라도 수익이 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플러스친구는 자신이 하루에 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낸다며 사칭범들에게 속아 금전적인 손해를 입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자신이 사용 중인 모바일프로토 가입도 권유했다.

이런 일은 나이나 활동 목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개설이 가능해서 벌어진 일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5월 기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와 옐로아이디를 통합해 새로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정식 출시했다. 새로운 플러스친구는 포스트 발행부터 1 대 1 채팅, 쿠폰 발행까지 다양한 형태의 소식을 알리기 위해 개발됐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개설은 손 쉽다. 기존에 옐로아이디를 만들 때는 심사과정이 있었다. 반면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을 하고 인증을 받은 뒤 플러스친구 이름과 아이디를 입력하면 쉽게 개설할 수 있다. 아이디 개수는 10개까지, 매니저 관리는 40개까지 가능하다.

전날 SNS 등에는 ‘네이버페이’를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로 등록하면 문화상품권 3만원어치를 받을 수 있다는 가짜 소식이 퍼졌다. 카카오톡에서 실제로 네이버페이 플러스친구를 찾자 네이버페이 로고를 사진에 걸어놓은 플러스친구가 검색이 됐다. 5만명이 넘는 이들이 문화상품권을 기대하며 친구를 맺었다.

하지만 해당 플러스친구는 누군가가 네이버페이를 사칭한 것이다. 사태가 커지자 카카오측은 해당 플러스친구를 블라인드 조치했다. 현재 해당 플러스친구를 클릭하면 ‘운영정책에 의해 제재된 프로필로 모든 포스트가 블라인드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표시된다.

당시 해당 계정에서 문화상품권 받기를 클릭하면 ‘스카이캐슬 커뮤니티’라는 카페로 연결됐다. 현재 이 카페 역시 폐쇄된 상태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컬처랜드를 사칭한 이가 컬처랜드를 플러스친구로 등록하면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는 내용에 14만명이 플러스친구로 등록하기도 했다. 가짜 플러스친구 가입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컬처랜드는 ‘당사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하기도 했다. 당시에도 카카오는 사후 처리를 통해 ‘현재 이용이 불가능한 플러스친구’라고 표시했다.

해당 플러스친구를 만든 이에 대한 처벌 규정은 따로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가 발생하거나 사칭을 당한 쪽에서 수사를 의뢰해야만 별도 조치가 내려진다. 현재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운영정책에 따라 해당 플러스친구를 운영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만 가능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스포츠토토 카카오 플러스친구에 대해 "도박 및 사행행위 관련 콘텐츠에 해달될 수 있으므로 내부 정책에 따라 제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카카오 측은 올해 1분기 안에 인증을 통해 플러스친구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사후 조치로 영구제한 등을 하고 있지만 사전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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