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르노 CEO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며 르노삼성 수출 물량 배정에 촉각
전문가 "시장 판도 흔들만 한 신차 부재"
임단협 줄다리기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르노삼성자동차가 대‧내외적 위기에 봉착했다. 내부적으로는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카를로스 곤 르노 회장 교체설에 흔들린다. 마땅한 반등 요소 없이 악재만 겹쳐 올해도 내수 시장 5위에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총 9만369대를 팔아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5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0만537대) 대비 10.1% 감소한 수치로, 르노삼성은 지난 2017년에 이어 2년 연속 내수 꼴등에 머물렀다.

르노삼성 부진 이유로는 신차 부재가 꼽힌다.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던 SM 세단 시리즈가 노후화함에 따라 자연스레 판매가 줄어들었다. 특히 중형 세단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르노삼성 볼륨차종으로 활약했던 SM5가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에 밀려 경쟁력을 상실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가 선방하고는 있지만, 판도를 바꿀 만한 활약은 아니다.

르노삼성의 내수 부진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이 갖고 있는 올해 신차 출시 계획이 시장에 반전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르노삼성은 올해 상용차 마스터의 버스 모델과 QM6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데, 두 모델 모두 큰 폭의 판매량 확대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과 순위다툼을 벌이는 한국GM이 대형 SUV 트래버스 출시 계획을 갖는 등 꾸준히 신차를 내놓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임단협 난항은 르노삼성의 고민을 깊게 한다. 판매가 줄어든 상황에서 노조와의 마찰은 수익성 하락에 대한 우려를 자아낸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타결에 실패하고 노조가 파업에 나서며 4년 연속 무분규 달성이 깨졌는데, 노사는 기본급 인상을 두고 올해에도 줄다리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현재 임단협 진행 상황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고 서로 의견 교환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내수뿐 아니라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곤 회장은 닛산과 미쓰비시에 이어 르노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지며, 로그 후속차량 수출물량 배정도 안개 속에 빠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르노는 일본에서 기소된 곤 회장을 교체키로 했다. 후임에는 타이어 기업 미슐랭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장-도미니크 세나르가 임명될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은 부산 공장에서 닛산 로그 차량을 2014년에 위탁 받아 생산하고 있고, 이를 통해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로그 위탁 생산이 올해 하반기 끝나는 가운데, 새로운 르노의 CEO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르노삼성은 올해 안팎으로 부침을 겪고 있다. 특히 로그 후속차량 물량 배정에 대한 걱정이 많을 것”이라며 “내수에서는 시장 판도를 흔들 만한 신차가 나와야 하는데, 마땅한 신차가 없어 올해도 순위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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