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사장 한진칼 이사 재선임 여부는 내년도 판가름···父子 둘러싼 상황 '순망치한' 될 가능성 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퇴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조원태 한진칼 사장의 거취도 함께 주목되고 있다. 조 회장의 퇴진여부가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조 사장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국민연금의 주주권행사와 관련해 특히 관심이 모이는 곳은 대한항공이다.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다하는 조양호 회장의 이사 재신임 여부를 놓고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강성부펀드(KCGI)가 주주로 있는 한진칼에서도 주주권을 행사할 예정이지만, 아직 오너일가 등기이사 임기가 남아 있어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사장 재신임 여부는 주총 안건에 올라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선 한진칼 주총은 내년까지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진칼의 조원태 사장의 이사 임기는 내년에 만료돼 그때 재선임 여부를 가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너일가의 재선임은 매년 돌아오는 연례행사처럼 형식적으로 치러져 왔지만 대한항공 일가에겐 살얼음판 같은 행사가 됐다.
현재 조양호 회장 일가에서 그나마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조 회장과 조 사장 뿐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복귀여부가 불투명하다. 조 회장이 재판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나마 안정된 행보를 걷고 있는 인물은 조 사장이다. 사실상 대한항공이 오너경영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회장이 이사 자리에서 퇴진할 경우 조 사장의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이번 조양호 회장의 재선임 여부가 관심을 끄는 포인트 중 하나는 내년도 한진칼 주총 때 조원태 사장 거취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4대 그룹 인사는 “조양호 회장이 갖은 어려움에도 자리를 지키는 것이 조원태 사장을 위해서도 필수일 것”이라며 “결국 경영권 후계자는 조원태 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KCGI가 이번에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해임안을 내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임기가 아직 남아있는 이사에 대한 해임안은 특별결의사안이어서 주총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진칼 주주구성을 보면 조양호 회장일가 및 그에 대한 우호 지분이 약 3분의 1 수준이어서 해임안 통과가능성을 낙관하기 힘들다.
한편,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23일 비공개 회의를 열어 대한항공 및 한진칼에 대한 주주권행사 범위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주주제안 등 적극적인 주주권행사를 하려면 늦어도 약 2주 후인 다음달 8일까진 결론을 내야해서 결론이 생각보다 빨리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재계에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