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day) 단위에서 분(minute) 단위로 쪼개지는 배송 시간
익일배송의 대표 쿠팡 '로켓배송'이어 대형마트·편의점 등도 새벽배송·당일배송 서비스 준비

/사진=셔터스톡(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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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쏘아올린 익일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에서 시작된 유통가 배송 속도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오늘 주문하면 다음 날 배송해드립니다"는 이미 기본이 된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3시간 이내 배송', '30분 이내 배송' 등 배송 시간 단위가 시(hour)나 분(minute)으로까지 쪼개지고 있다.  

주말도 잊은 익일배송의 대표 쿠팡과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 서울 일부지역에서 1시간 내 주문 상품을 가져다주는 배민마켓까지. 이들 기업은 모두 배송을 무기로 성장했다. 수십년간 마트와 백화점을 꾸려온 유통 대기업이 놓친 부분을 이들이 파고들었다. 그 결과 10년차 쿠팡의 지난해 거래액은 8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5년차 마켓컬리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현재 마켓컬리의 모델은 전지현이다.

새내기들의 이같은 약진에 기존 유통기업들은 긴장했다. 이에 속속 빠른 배송을 선전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얼마 전 문 연 금천점에 한해서 현재 3시간 이내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온라인 배송건이 많은 일부 지점에 한 해 30분 배송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는 30분 배달 가능 지역, 배송 수단(이륜차, 삼륜차, 1톤 트럭) 등 방법에 대해 고심중이다. 이마트도 지난해 5월 새벽배송 서비스인 쓱배송 굿모닝을 시작했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을 이용한 배송 서비스를 개발중에 있다.

이제는 편의점까지 배송에 나섰다. 배송의 본질은 ‘멀리 있는 물건을 코 앞으로’다. 편의점 배송은 이같은 원칙을 깬다. ‘가까이 있는 것도 코 앞으로.’ 편의점 CU(씨유)는 오는 3월부터 요기요와 손잡고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장보기가 늘고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업체 설명이다.

'큰 공'을 쏘아올린 쿠팡도 계속해서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쿠팡은 프로모션까지 진행하며 지난해 11월 론칭한 유료 멤버십서비스인 로켓와우클럽 회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쿠팡은 로켓와우클럽 가입 고객에 한해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쿠팡와우클럽 회원수는 지난해 12월 말 100만명을 돌파했다.

쿠팡이 힘 주고 있는 로켓와우클럽은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에 오른 아마존의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나우’와 닮아있다. 아마존 프라임 나우는 자사 유료 회원들에게 1~2시간 안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수는 지난해 이미 1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식음료 배달서비스 우버이츠를 닮은 쿠팡이츠(Coupang Eats)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배송전은 국내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재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는 세계 4위 크기의 면적(9억 6000만740㏊)에 세계 1위의 인구수(14억 2006만 2022명)를 가진 중국에서 ‘24시간 배송’을 기획하고 있다. 알리바바의 물류 계열사인 차이나오는 일본의 일본통운이나 미국의 우정 공사 등과도 협력하고 있다. 이로써 알리바바는 ‘전세계 어디라도 72시간 내 배송’도 꿈꾸고 있다. 국내서 벌어지는 배송 전쟁이란, 멀리보면 이들과의 경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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