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브랜드 10곳에 아르바이트 지원···답변 온 곳은 단 두 곳, 그마저도 면접 기회 얻지 못해
취업난에 아르바이트 구직난까지 청년들 시름 깊어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21일 기자는 10군데 편의점, 프랜차이즈 제과점 등에 아르바이트 지원 문자를 보냈다. 사진은 실제 휴대폰 화면 캡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학 입시때를 기억한다. 기자가 지원한 대학 학과의 경쟁률은 11:1. 입학하고 나서야 높은 경쟁률에 그만한 가치가 있었나 회의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 구직 경쟁률이 대학 입시 경쟁률과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알바 경쟁률이 10:1이라는 보도도 등장했다. 정말일까. 확인해본다. [편집자주]

지난 21일 기자는 알바 구직 사이트에 접속했다. 최근 알바 경쟁률이 10대 1이라는 소문이 사실일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편의점 8곳과 커피전문점 1곳, 제과점 1곳에 지원했다. 모두 기자의 집과 가까운 곳에 있는 매장이었다.

문자로 지원하라고 하는 곳에는 문자로,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라는 곳에는 이력서를 작성해 지원했다. 문자는 "안녕하세요. 알바몬에서 공고보고 연락드렸습니다"로 시작해 이름, 성별, 나이와 과거 대학생 시절의 아르바이트 경력까지 적었다. 6호선 공덕에 위치한 편의점에 지원할 때에는 '6호선 라인에 삽니다'라고, 2·5호선이 지나는 영등포구청역에 있는 편의점에 지원할 때는 '2호선 라인에 삽니다'고 근접성을 어필했다. 이는 모두 사실이기도 하다. 

결과부터 말하면 10군데 모두 탈락한 듯 싶다. 48시간이 지난 23일 현재까지 답변 온 곳은 단 2곳. 편의점 한 곳에서는 "경력을 보니 한지가 좀 됐네요. 일을 하게 된다면, 몇 개월정도 할 수 있으시냐"고 물어왔다. "네, (일 한지가) 좀 됐습니다. 일단 3개월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고 답을 했다. 이후 답장을 받을 순 없었다. 제과점 한 곳에서는 이력서를 보내면 연락을 준다는 답이 왔다. 희망으로 이력서를 보냈지만 아직 답이 없다. 단 한 군데도 면접조차 볼 수 없었다.   

한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글에 24시간동안 409명이 접속했다. /사진=아르바이트 구직 홈페이지 캡처.
한 아르바이트 구인 공고글에 24시간동안 409명이 접속했다. /사진=아르바이트 구직 홈페이지 캡처.

서울 특정 지역을 위주로, 특정 직업군을 대상으로, 딱 10군데만 지원했기 때문에 기자의 경험이 '알바 경쟁 10:1'을 정확히 증명한다고 볼 순 없다. 비록 기자의 시도가 단편적이기는 하나, '한 개인의 사례'로서의 가치는 존재한다. 

탈락 결과를 받아들면 두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개인의 능력과 열의가 부족해서인지, 구직자를 소외시키는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다.

"알바 구하기가 전쟁"이라는 말이 최근 들어 자주 등장하는 배경에는 최저임금 인상이 있다. 임금이 오르며 알바 인기는 높아지는데,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고용주 입장에서는 있는 아르바이트생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생을 뽑더라도 주휴수당을 줘야하는 '주 15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 아르바이트생보다는, 단시간 근무 형태로 사람을 고용한다. 

특히 편의점 업계의 경우 잦은 출점으로 인한 출혈 경쟁으로 업황이 더욱 안 좋은 상황이다. 서울시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씨는 "한 달 전에 알바 공고를 올렸는데 문자만 수십통을 받았다. 수능도 끝났고, 대학교 겨울방학 기간이기도 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면서 "인건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고용하지 않고 점주 본인이 직접 일을 하자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오르기 직전 만난 몇몇 점주들은 "매일 12시간씩 직접 일을 한다"고 전했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많아지니 경쟁이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국민의 40%가 최저임금 적용을 받는다. 또 전체근로자 중 25%가 자영업자다.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인 프랑스의 경우에도 최저임금 근로자는 전체의 10% 수준"이라면서 "국민의 과반이 최저임금과 연관되어있는 상황에서 이를 급격히 올려버리면 민간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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