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관계 해소후 대표주관 맡아
SK그룹 물량 맡을까···경쟁사들 긴장

SK증권이 올해 첫 SK그룹 계열사 공모채 발행에 대표주관사를 맡으면서 채권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SK그룹에서 분리된 후에도 SK그룹 물량을 책임지겠다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SK그룹은 국내 채권 시장에서 이견이 없는 가장 큰 발행사(이슈어)다. 더구나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SK그룹 시절과 달리 대표주관사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증권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 사진=연합뉴스
SK증권이 올해 첫 SK그룹 계열사 공모채 발행에 대표주관사를 맡으면서 채권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SK그룹에서 분리된 후에도 SK그룹 물량을 책임지겠다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더구나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SK그룹 시절과 달리 대표주관사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증권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 사진=연합뉴스

SK증권이 올해 첫 SK그룹 계열사 공모채 발행에 대표주관사를 맡으면서 채권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로 매각되면서 SK그룹에서 분리된 후에도 SK그룹 물량을 책임지겠다는 행보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SK그룹은 국내 채권 시장에서 이견이 없는 가장 큰 발행사(이슈어)다. 더구나 계열사에서 제외되면서 SK그룹 시절과 달리 대표주관사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은 다른 증권사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오는 31일 발행 예정인 SK케미칼의 1000억원 규모 무보증회사채 발행에 대표 주관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회사채 시장내 자금조달 사례중 하나일 뿐이지만, 대표주관사가 SK증권이라는 점은 처음 있는 일이다. 

SK그룹은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큰손으로 꼽힌다. 지난해 SK그룹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6조9000억원 규모다. 한해 전인 2017년에는 4조원 가량을 조달했고 2016년에도 3조8000억원 가량을 조달하면서 국내 대규모 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큰 발행사 자리를 지키고 있다. 

SK증권은 자기자본 규모나 매출액 등에서 중소형사로 분류되는 곳이다. 그러나 SK그룹내 유일한 금융계열사라는 점 때문에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면서 채권발행주관 분야에서는 KB증권 등과 함께 선두권 업체로 꼽혔다. 

SK그룹은 공정거래법상 비금융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 제한 규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SK증권을 매각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가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SK그룹과의 지분관계가 사라졌다. 이 과정에서 증권가에서는 SK그룹 회사채 물량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됐다. 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에 참여하면서 담당했던 물량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SK증권은 오히려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과거 SK그룹 지붕 아래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에 대표주과사를 맡는데 제약이 있었지만, 이제는 지분관계가 없어 아무런 제약이 없어진 셈이다. 다른 증권사들 입장에서는 SK그룹 계열사 시절에는 SK증권이 인수단으로만 참여했던 것에 비해 상황이 나빠진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시 인수단으로만 참여할 경우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20~25bp 가량인데 대표주관사를 맡을 경우 여기에 5bp가량 수수료가 추가된다SK증권이 SK그룹 계열사였던 시기에는 대표주관을 맡을 수가 없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제약이 없어져 오히려 경쟁이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SK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SK증권은 그룹 재무 지원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신용등급 역시 A+등급에서 A등급으로 한 노치 하락하는 등 사업 환경에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수자인 J&W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조달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SK증권의 주력 사업 분야인 채권발행 분야에서도 타격을 받는다면 인수 실익이 없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일정 기간 SK그룹 물량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SK증권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첫 조직개편에서 김정렬 전 WM부문장을 기업금융사업부 대표로 복귀시키며 IB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기존에는 사업 부문 중 하나로 분류됐던 기업금융본부를 사업부로 격상시키면서  IB사업내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업금융사업부 밑에는 ECM본부를 신설해 기존에는 존재감이 없었던 기업공개(IPO) 시장과 유상증자 등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기업금융사업부 강화와 함께 SK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도 진행한 바 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인 지난해 10월과 12월 두차례 유상증자로 SK증권은 1000억원 가량 자기자본을 늘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각 과정에서 J&W파트너스는 향후 5년간 SK브랜드를 유지하는 등 기존 사업 영역 유지를 위한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그룹 발행 물량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