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좀 읽는다는 이들의 취향을 공유할 수 있는 뉴 오픈 큐레이션 서점 4.

사진= 이지아, 권석준
사진= 이지아, 권석준

 

식당과 서점의 이색적인 공존을 꿈꾸는, 아크앤북

유명 식당들을 한군데서 즐길 수 있도록 모아놓은 디스트릭트 프로젝트로 유명한 공간 기획사 OTD가 서울시청 인근에 오픈한 디스트릭스 C는 그동안의 프로 젝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다. 기존 전문 분야였던 셀렉트 다이닝에 서점이라는 아이템을 접목했기 때문. 가운데 자리 잡은 서점을 중심으로 플로이와 식물학 등 유명 레스토랑이 에워싸고 있는데, 각 식당의 문을 모두 없애 서점 방문객이 식당으로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심지어 식당에도 책을 가져갈수 있고, 북 라운지 공간에서는 주변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와서 먹을 수도 있다. 서점의 카테고리도 일반 서점과는 다르다. 라이프스타일을 총괄하는 DAILY, WEEKEND, STYLE, INSPIRATION의 4가지 단어로 감성적인 접근을 이루어냈다. 노리타케처럼 오프라인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굿즈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타일 카테고리에서는 일반 대형 서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해외 잡지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공간을 기획할 때 지역이 가지는 고유의 색을 중시하는 이들의 철학대로 꾸민 아크앤북 시청점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서 볼 법한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무드로 꾸며졌지만, 상반기 오픈 예정인 아크앤북 성수점은 전혀 다른 무드로 꾸며질 예정. 책을 읽다가 당 충전이 필요할 시점에는 최초로 분점을 오픈한 태극당의 달콤한 모나카를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위치 서울시 중구 을지로 29(을지로1가) B1F 문의 @arc.n.book_official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사진= 이지아, 권석준
사진= 이지아, 권석준

 

출판사 사무실이자 시인 책방지기가 있는, 아침달 북스토어

출판사 아침달의 사무실로, 감각 있는 아침달 굿즈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곳이자 도서와 문구를 큐레이팅하는 서점. 송승언 시인을 책방지기로 만나볼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책장에 붙은 ‘책은 쉽게 망가지는 물건이다. 인류는 쉽게 망가지는 것들을 소중히 대할 의무가 있다’는 메모만 읽어봐도 책방지기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책의 가치를 아는 이들에게는 어느 곳보다 아늑 하게 다가오는 곳. 요즘 같은 쌀쌀한 날에는 송승언 시인이 손님들에게 직접 커피를 내려주기도 한다. 시인의 큐레이션이 담긴 곳답게 시집 위주로 만나볼 수있지만 소설과 에세이처럼 그가 생각하는 ‘시적인’ 문학예술 서적도 있다. 공간 곳곳 책방지기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데, 책장 사이사이 적어놓은 시인의 코멘 트나 한 달에 한 번 책과 관련되지 않는 행사들을 여는 송승언 시인의 딴짓이 바로 그것. 물론 작가들의 낭독회도 열리는데, 좌석이 채 20석도 안 돼 매진되기 일쑤이니 아침달 공식 계정을 통해 틈틈이 지켜보자. 문학에 조예가 깊은 이는 이 공간에서 원하는 욕망을 충족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더라도 햇살이 들어 오는 따뜻한 무드의 공간에 매료되어 들어갔다 자신이 몰랐던 문학의 아름다 움에 대해 새롭게 빠져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연남동에 왔다면 한 번쯤 들러보길 권한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53-16 2층(연남동) 문의 @achimdal.books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일요일 휴무)

 

사진= 이지아, 권석준
사진= 이지아, 권석준

 

소설애호가의 서재를 그대로 옮겨온, 프런트데스크

대표 2명이 운영하는 카페 겸 셀렉트 숍인 프런트데스크에는 오직 소설책만을 모아둔 작은 서가가 있다. 작가이기도 한 운영자 한 명이 자신이 직접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도서만을 채워놓은 곳으로, 신간보다는 발매된 지 오래되었더라도 추천해도 부끄럽지 않은 책 위주로 엄선했다는 특징이 있다. 장르는 SF부터 공포, 문학 등 매우 다양해서 서가의 취향을 한 단어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인간의 본질을 이야기하면서 내면을 심도 있게 바라보는 운영자의 성격과 비슷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매장을 운영하느라 바쁜 탓에 책을 읽지 않게 되는 아이러니한 일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책장을 가득 채우지 않았다. 앞으로 꾸준히 책을 읽으면서 빈틈없이 채워갈 예정이란다. 책은 구매해야만 카페에서 읽을 수 있지만 카페 손님들을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손쉽게 읽어볼 만한 책들은 따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운영자가 손님에게 먼저 말을 건네는 편은 아니지만 책에 대해 궁금하거나 추천을 받고 싶은 책 혹은 자신의 소설 취향과 너무 비슷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소설 애호가는 언제든 운영자를 찾아가도 좋다. 소설 서가 외에도 또 한 명의 대표가 담당하는 소품 숍에서는 여행지에서 수집해 온, 대량생산되지 않은 가치 있는 빈티지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위치 서울시 마포구 망원로 51(망원동) 2층 문의 @sosulseoga_frontdesk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10시

 

사진= 이지아, 권석준
사진= 이지아, 권석준

 

시를 좋아하는 이들의 취향 탐독 공간, 위트앤시니컬

신촌에 있던 유희경 시인의 위트앤시니컬이 혜화동으로 이전했다. 서울의 유서 깊은 서점인 동양서림 2층에 자리 잡은 점이 독특한데, 동양서림의 리뉴얼 계획에 대한 의견을 나누려고 찾은 날 우연히 아늑한 창고 공간을 보고 마음에 들어 유희경 시인이 입주를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신촌점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대형 서점의 웬만한 시집 코너보다 많은 시집을 갖추고 있다. 시인들의 반가운 추천 코멘트도 이곳저곳에 적혀 있는데, 오래된 것들은 정리하고 새로운 추천 멘트를 계속해서 추가하는 중이라고. 필사 존도 그대로며, 그날의 기분과 사회적 이슈에 맞춰 큐레이션한 섹션인 ‘오늘 서가’도 여전하다. 낭독회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시집 전문 서점이라는 분명한 정체성 덕에 시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계단을 올라왔다 바로 내려가는 일도 종종 있지만, 그 덕에 여전히 소수로 취급받는 시를 좋아하는 이들이 온전히 이곳에서는 주인공처럼 대접받는 기분을 느낄수 있다. 주인장은 혜화동 위트앤시니컬에서는 그런 특성을 더욱 강조하고 싶었 다고 말한다. 때론 우연히 펼친 시집 사이에서 좋아하는 시인의 사인을 발견할 수도 있는 무심한 배려가 있는 곳. 더욱더 시를 읽는 아지트이자 소굴 같아진 이곳에서 좋아하는 시들을 마음껏 누리는 시간을 가져볼 것.

위치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271-1(혜화동) 문의 @witncynical 영업시간 공식 인스타그램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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