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정책실장 “집값 아직도 비싸”···“불안한 현상 나타나면 추가 대책 마련할 것”
전문가들, 규제만으로 집값 잡기 한계 있어···“하락세 당분간 지속될 것”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연합뉴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주택시장이 악화일로를 향해 치닫고 있다. 아파트 값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금리인상 이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거래량 또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공시지가·공시가격 현실화에 이어 추가 부동산 규제 가능성을 시사해 주택시장의 침체는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10주 연속 내렸다. 이는 지난 2014년 3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12주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매매시장에 이어 전세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0.12% 하락하며 1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절벽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주택매매거래량은 85만6000건으로 전년(94만7000건) 및 5년 평균(101만건) 대비 각각 9.6%, 15.2% 감소했다. 지역과 유형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의 거래량은 47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으며 아파트 거래량(56만3000건)은 전년 대비 7.8% 줄어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 일대에서는 호가를 크게 낮춘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최고가인 20억원보다 3억원가량 떨어진 17억원에 급매물이 실거래 됐으며 지난달 7억원에 거래된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5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신도시에서는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 하락분 만큼 월세를 부담해주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위례신도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헬리오시티 대규모 입주 여파로 역월세 현상도 일어나는 분위기”라며 “입주시기를 좀 늦추면 25평 아파트를 3억원 초반대로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시장 불안 시 추가 부동산 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의지를 표현해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 상승세가 꺾였다고 하지만 여전히 집값은 비싸다”며 “시장에 조금이라도 불안한 현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는 최근 공시가격 현실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세반영률이 낮았던 일부 부동산의 공시가격이 높아지면 유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증가해 매수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오는 4월에 정해질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해빙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또 술렁이면 정부는 조정대상지역을 추가 지정하거나 세금을 더 부과해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으로 서울 주택시장에는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택시장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계는 있다고 내다봤다. 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 수준까지 집값을 낮추겠다는 것은 강남3구의 집값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미”라며 “하지만 부동산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겠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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