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시장 출사표···소비자 유인책은 아직 부족해

케이뱅크는 앱 전용 결제 서비스 ‘케이뱅크 페이(이하 케뱅페이)’와 전용 서비스인 ‘쇼핑머니 대출’을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앱 전용 결제 서비스 ‘케이뱅크 페이(이하 케뱅페이)’와 전용 서비스인 ‘쇼핑머니 대출’을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케이뱅크 페이’ 출시를 통해 재도약에 나선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 공략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다만 카카오페이 등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선 차별성 확보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케이뱅크 페이·쇼핑머니 대출 출시

케이뱅크는 앱 전용 결제 서비스 ‘케이뱅크 페이(이하 케뱅페이)’와 전용 서비스인 ‘쇼핑머니 대출’을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기존 페이가 단순 결제에 그쳤다면 케뱅페이는 온·오프라인 간편결제는 물론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쇼핑머니 대출을 이용할 수 있어 보다 차별적인 고객 편의성과 혜택을 두루 갖춘 점이 특징이다.

쇼핑머니 대출은 올해 연말까지 50만원 무이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대출 실행 후 60만원을 마이너스통장 방식으로 케뱅페이에서 사용하면 50만원까지에 대한 이자부담은 없다. 나머지 10만원에 대해서만 이자를 납부하면 된다.   

쇼핑머니 대출은 만 20세 이상 외부 신용등급 1~8등급이라면 누구든지 신청 가능하며, 한도는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500만원까지다. 대출받은 금액은 케뱅페이에서만 사용 가능하며 통장 잔액이 마이너스인 경우 출금, 이체(자동이체 포함) 등이 불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최저 3.75%(21일 기준)다. 만기일시상환 방식이며 대출이자는 일별 대출 사용금액에 따라 발생한다.

케뱅페이는 QR코드 등 간단한 인증을 활용한 계좌이체 결제 서비스다. 업계최초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가맹점 수수료를 0%로 낮춰 소상공인 부담을 크게 낮췄다. 소비자는 최대 40%(소상공인 제로페이 가맹점)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케뱅페이 결제는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 프렌차이즈 직영점을 포함해 전국 모든 제로페이 가맹점에서 가능하다. 오프라인 결제는 매장의 QR코드를 인식하거나 바코드를 제시한 뒤 결제하면 된다. 온라인은 교보문고, 야나두, 초록마을, SM면세점, 아디다스, 푸드플라이 등 약 3000여 곳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제휴처는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안효조 케이뱅크 사업총괄본부장은 “케뱅페이는 온·오프라인 모두 0%대 수수료와 50만원 한도 무이자가 가능한 페이 전용 대출상품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양측 모두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며 “앞으로도 모든 이용자가 보다 새로운 금융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중인 간편결제 시장···소비자 유인책은 아직 부족해

케이뱅크가 간편결제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최근 간편결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간편결제 일일 사용금액은 672억원으로 전년(260억원) 대비 15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이용 건수도 212만4300건으로 전년 대비 147% 늘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은 소위 ‘4강’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4개 플랫폼이 국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공인인증서 의무사용 폐지로 문이 열린 간편결제 시장은 이후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가맹점을 확대하며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온라인 기반 위주였다면 이제는 일반 식당 등에서도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당기순손실 837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까지 5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고 이에 선택한 것이 바로 간편결제인 것이다.

케이뱅크가 내세우는 차별성은 마이너스 통장 방식의 쇼핑머니 대출이다. 아울러 오프라인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제로페이를 활용해 결제하게 되고 온라인에서는 주주사인 KG이니시스 결제망을 활용한다.

다만 케뱅페이의 경우 아직까지는 카카오페이 등과 비교해 소비자 유인책이 부족한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결제탭 상단에서 바로 선택이 가능하지만 케뱅페이를 이용하기 위해선 계좌이체 항목에 들어가 케뱅페이를 선택해야만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정성목 케이뱅크 방카·페이팀장은 “카카오페이처럼 앞에 노출되려면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며 “대형 쇼핑몰들과 별도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결제를 담당하고 있는 제로페이의 부진도 향후 풀어야할 과제다.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는 현재 홍보부족 및 경쟁업체의 선점효과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제로페이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는 케뱅페이 역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확률이 높다.

전문가들은 케뱅페이가 성공하기 위해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기존 업체들과의 차별성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간편결제 업체 관계자는 “현재 케뱅페이가 내세우고 있는 쇼핑머니 대출만으로는 소비자 유인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케뱅페이만의 차별성 확보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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