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천·김포 외 지방공항 여객 전년比 21.4%·↑··양양·청주 회복세 더뎌
LCC 지방노선 취항 예고···“단기 수익성 문제 감수해야 할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항공 여객 성장세와 저비용항공사(LCC) 신규 취항에도 공항 간 양극화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지방공항은 항공사들의 신규 취항에도 회복세가 더뎌 지역 여객 수요에 의존하는 아웃바운드 성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이어 올해까지 지방발 노선에서 보폭을 넓히는 LCC에게도 지방공항의 비수기의 저조한 탑승률과 고르지 못한 수익률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제주항공은 오는 3월 무안국제공항을 기점으로 도쿄, 블라디보스토크, 마카오 등 3개 노선에 새로 취항한다고 밝혔다. 3월 1일부터 도쿄 나리타와 블라디보스토크는 각각 주5회, 주4회, 3월2일 취항하는 마카오 노선은 주3회 운항하는 일정이다.

이 회사는 무안공항을 '제 3의 허브'로 지목, 지난해 4월 무안-오사카를 시작으로, 다낭, 방콕, 타이베이, 세부, 코타키나발루 등 6개 노선에 신규 취항한 데 이어 이번 신규 취항으로 무안공항 기점 국제선을 9개로 늘렸다. 지난해 제주항공은 무안공항 국제선 유임여객 32만4500여명 중 16만6700여명(51.4%)을 실어 나르며 세를 굳히고 있다. 

LCC업계는 지방발 국제선 취항을 통해 ‘유령공항’으로 전락하는 지방공항에 활기를 더한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지난해 국적 LCC가 신규 취항한 지방발 노선만 30곳을 웃돈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에만 9개의 지방발 국제선 노선을 열었고, 제주공항도 무안에 이어 대구 등 지방발 노선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국제선 노선 64개를 운영하게 됐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삼고 있는 이스타항공 역시 청주발 후쿠오카, 타이베이 등 국제선 취항을 통해 청주공항에서만 10개 노선을 운항하게 됐다. 

이에 지난해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국제선 노선에서 여객 실적 성장이 두드러졌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반면 인천·김포국제공항을 제외한 지방공항발 국제선 유임여객 수는 전년(1184만7133) 21.4% 증가한 1438만7147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인천‧김포공항의 국제선 유임여객은 전년(6510만8586명) 대비 9.9% 증가한 7153만8141명을 기록했다. 

이들 LCC는 인천·김포 등 수도권 공항의 주요 시간대 슬롯이 포화되면서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자체들이 각 지방공항 활성화 조례를 통해 지원하는 공항시설 사용료, 국제선 신규 노선 개설 결손금 등 재정적 지원도 유인 요소다.

대구국제공항은 대표적으로 항공사들의 취항을 적극 지원한 공항이다. 지난해엔 국제선 유임여객(203만3825명)이 전년 대비 36.5% 증가해 국내선 여객수(198만5261명)를 최초로 웃돌았다.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 LCC가 지방발 취항을 굳힌 2017년 이후 국제선 점유율이 부쩍 늘면서 국제공항으로서의 입지를 굳힌 모습이다. 

반면, 일부 공항은 여전히 회복세가 더뎌 실적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주, 양양공항은 가파른 회복세에도 예년 수준의 여객 실적은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해 청주공항은 국제선 유임여객수 31만6174명을 기록하며 전년(18만4916) 대비 71% 실적이 증가했지만, 중국 정부의 한한령 이전인 2016년 여객 실적(61만2189명)의 절반에 미치는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지자체의 노선 다변화 정책에 따라 일본, 대만, 괌 등에서 노선을 새롭게 열었지만 그간 실적을 견인했던 8개 중국 노선에서 회복세가 더뎌 두드러지는 기저효과도 부재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외 이렇다할 호재가 없었던 양양공항의 부진은 보다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양양공항은 전년(1만5757)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3만7482명의 여객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 2016년 여객실적(8만7593명)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 강원도는 장기적 관광 수요를 끌어모으기 위해 거점 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을 유치하고자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에 과거 지방공항의 성장세를 견인하던 해외 인바운드가 정체된 상황에서 지역의 한정된 아웃바운드에 의존한 전략으로 한계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방발 노선에서도 공급을 늘려서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수요가 회복되려면 소득증가율 등 이런 근본적인 수요 부분에서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또 지방공항이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이 아니다보니까 수요를 창출해야 하는 부분도 일시적으로 해결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신규 취항을 이어가는 LCC에게도 비수기 중심으로 낮은 탑승률과 시즌별 고르지 못한 수익률은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아울러 비수기엔 탑승률을 유지하기 위해 운임을 인하하는 점도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에 기여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여행패턴이 바뀌다보니 인천, 김포공항 등은 2017년 이후 점차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지만, 일부 지방공항은 여전히 이 같은 현상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태다. 성수기엔 여객 수요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되지만, 비수기엔 수요가 급감해 수익률 편차가 큰 상황”이라며 “지방발 노선이 2~3년 내로는 수익노선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결국 여행패턴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방공항은 인프라나 편의성, 접근성 측면에서 크게 강점이 두드러지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아직까지 잠재적 여객 수요가 있어 지방공항도 인프라와 규모를 갖출 경우 수익성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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