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경부 국고 보조금 전년 比 300만원↓···"실구매가 올라도 신차 효과 있을 것"
기아차 ‘쏘울 부스터 EV’ 이달 말 출시···재규어 ‘I-페이스’에 이어 벤츠 ‘EQC’·아우디 ‘e-트론’ 출시 예정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정부의 단계적인 보조금 축소 방침에 따라 올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동력성능·편의성이 개선된 신차들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예년과 같은 시장 성장세를 기록할지 주목된다. 

이달 18일 환경부는 서울 양재역 엘타워에서 개최된 '2019년 친환경자동차 보급정책 설명회'를 통해 올해 친환경차 구매보조금 예산은 지난해 보다 76% 증가한 5만7000대에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 승용차는 올해 4만2000대 보급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전기차 보급 목표치(2만6500여대)보다 58.5%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9월 간 전기차 보급 대수는 2만1375대로, 환경부는 지급 목표에 맞춰 지난 한 해 동안 전기차가 3만대 가량이 보급됐을 것을 추산하고 있다.  

올해는 전기차 보급대수가 늘어나는 대신 개인이 받을 수 있는 대당 보조금 규모는 줄어들 전망이다. 개인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받는 국고 보조금은 지난해 최대 1200만원 보다 300만원 줄어든 최대 900만원으로 책정됐다. 환경부는 여기에 지자체 추가보조금 최대 1000만원을 지원받을 경우 최대 1900만원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내놓는다. 올해 지자체 보조금은 지난해보다 50만~100만원 줄어든 450만~1000만원으로 추산되며, 올해 1~2월 중 보급사업 내용이 공고될 예정이다. 정부는 대당 보조금 액수를 줄이는 대신 보급 대수를 늘려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길 방침이다.

대당 지급되는 보조금 규모는 줄지만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계선 활발한 신차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중에선 기아차가 이달 말 ‘쏘울 부스터 EV’를 출시하며 장거리 주행 전기차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린다. 기아차는 신형 모델에 이전 모델(30kWh) 대비 용량을 두 배 이상 늘린 64kWh 고용량·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했다. 기존 대비 출력(150kW)을 80% 이상 향상했고 저부하 토크 영역에서 효율을 증대시킨 모터도 장착했다. 이를 통해 신형 쏘울 EV는 1회 충전시 주행 가능거리가 386㎞로, 기존 모델(179.6㎞)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장거리 주행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 니로 EV(385㎞), 코나 일렉트릭(406㎞), 볼트EV(383㎞)와도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판매가는 트림별로 4600만~4900만원선에서 책정되며, 주행 가능거리가 대폭 늘면서 그간 받아온 778만원의 국고보조금은 900만원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수입차 업체도 신형 전기차 모델을 들여와 판을 키운다. 한국닛산은 지난해 11월 1일 대구 엑스코에서 공개한 '올 뉴 리프'를 올해 1분기 중 공식 판매할 계획이다. 닛산의 전기차 리프는 2010년 출시 이후 전세계 누적 판매량 37만대를 돌파한 베스트셀링 모델로 국내 출시 이전부터 꾸준한 업계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에 출시될 신형 리프는 2017년 9월 완전변경(풀체인지)를 거친 2세대 모델로,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231km다. 가격대는 5000만원 미만 수준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국산 동급 차종인 코나 일렉트릭, 니로EV, 볼트EV가 4000만원대 중후반에서 가격을 형성한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규어, 벤츠, 아우디는 올해 1억원대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포문을 연다. 재규어코리아는 지난해 인증 문제로 출시가 밀린 ‘I-페이스’를 지난 14일 공식 출시했다. 재규어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페이스는 차량 전방 및 후방 액슬에 2개의 초경량 컴팩트 영구 자석 동기식 전기모터가 장착돼,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을 동력 성능을 발휘하며 제로백 4.8초를 기록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사 첫 순수전기차 ‘EQC’를 연중으로 들여올 계획을 밝혔으며 아우디도 첫 전기차 ‘e-트론’ 수입을 검토 중이다.

이에 차량 실 구매가는 다소 올라도 편의성 및 동력 성능이 개선된 신차들이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는 "지난해 친환경차 국고보조금 경쟁률이 5:1에서 10:1 수준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보조금에 대한 메리트에 굉장히 컸다는 의미다. 전세계적으로 봐도 한국은 보조금이 많은 편에 속한다”며 “국고보조금이 내려가고 차 가격이 올라 최대 500만원정도 격차가 벌어졌다고 해도 차량의 편의성이나 성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에 최소 3:1의 경쟁률은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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