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앱 중구난방···소비자 만족도 낮아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모바일앱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모바일앱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모바일앱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구난방으로 난립돼 있는 기존 앱들을 하나로 합친 통합앱 출시다. 다만 통합앱이 모든 앱들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지금도 넘쳐나는 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사용자환경(UI) 부분에 대한 개선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구난방 은행 모바일앱···소비자 만족도 낮아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돼 있는 국내 시중은행들의 모바일앱은 대략 100개 이상이다. 특히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들의 앱은 각 은행별로 10개 이상인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하나의 통합앱을 운영하는 것과 대조된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은행 이용객이 해당 은행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최소 2~3개의 앱을 깔아야만 한다. 이용객 입장에서는 상당히 번거로운 작업이다. 여기에 불친절하고 복잡한 UI도 은행 이용객들의 앱 사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들의 앱 디자인은 직관적이고 단순한 반면 여전히 시중은행들의 모바일앱은 복잡하고 직관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나 주부들은 앱 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부 김경옥(55·가명)씨는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여전히 은행 창구에서 해결하고 있다”며 “이용하고 있는 은행의 모바일앱도 사용하려고 했으나, 너무 어렵고 복잡해 사용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금융회사 모바일앱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및 시사점’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18곳 은행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iOS 운영체제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 모바일앱 이용자 평균 평점이 2.4점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도 평균 3.3점을 매기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들, 통합앱 출시로 재도약 노린다···개선사항 여전히 많아

이러한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은 기존앱들을 줄이고 통합앱 출시를 통해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2월 출시된 신한은행의 통합앱 ‘쏠(SOL)’이다. 쏠은 기존 S뱅크, 써니뱅크 등 6개 앱을 통합해 만든 플랫폼이다. 출시 10개월 만에 가입자 수 800만명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앱을 하나로 통합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9월 ‘하나알리미’ 앱을 출시했다. 일정관리 및 환율, 가계부, 상담 등 별도 앱으로 존재하던 서비스를 통합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12월 5개 금융앱을 통합한 ‘NH스마트뱅킹 one up(이하 NH스마트뱅킹)’을 출시했다. NH스마트뱅킹은 개별앱으로 운영하던 스마트뱅킹과 금융상품마켓, 스마트인증, 퇴직연금, 스마트알림 등 5개 금융앱을 하나로 통합한 종합금융서비스 앱이다.

그러나 통합앱이 모든 앱들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 통합앱 출시 이후에도 여전히 많은 앱들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모든 기능을 하나에 담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프로그램 자체가 무거워지고 이를 꺼려하는 고객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에 필요한 기능만 사용할 수 있도록 앱을 세분화 한 것”이라며 “앱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느정도 공감한다. 실제로 과거에 비해 앱 가짓수를 절반 이상 줄였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은행앱에 대한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의 디지털화가 진전될수록 모바일앱의 이용이 확산되고 모바일앱의 경쟁력이 은행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모바일앱의 편의성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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