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불확실성 부담할 필요 없어
파운드화 강세, 일시적 효과 전망 많아···현명한 판단
브렉시트 시나리오···“최악 대신 차악 선택할 것”

미래에셋대우가 영국법인의 유상감자를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연초 파운드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시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다 /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대우가 영국법인의 유상감자를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연초 파운드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시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다 /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대우가 영국법인의 유상감자를 통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연초 파운드화 가치가 상승하는 등 시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많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4월 영국 법인인 Mirae Asset Securities (UK)의 유상감자를 통해 주식 3억주, 약3360억원 어치를 처분하기로 했다. 최근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당 지역의 자본을 줄이는 방식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브렉시트 영향 등으로 유럽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런던법인에 대한 일부 감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결정에 현명한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 들어 파운드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조금 이른 결정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예측이 불가능하고 파급력이 큰 정치적 리스크라는 점에서 과도한 불확실성을 부담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파운드화 가치 상승했지만···일시적 상승 가능성

영국 파운드화는 연초 브렉시트 관련 이슈가 부각되는 가운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순경 파운드화 가치는 1.2550달러까지 떨어졌으나 연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전환했고 최근에는 파운드당 1.2915달러까지 상승했다. 영국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가치가 상승하는 시점인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파운드화 가치 상승에도 일단 일시적인 상승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근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되면서 해당 이슈의 선반영 효과에 따른 반등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번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을 논의하기 전부터 현지 언론에서는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이 나왔다. 지난해 고점인 파운드당 1.4333달러와는 아직도 차이가 크지만 파운드화 가치 회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영국 내에서는 이번 합의안을 대체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떠오르는 시나리오는 크게 네가지다.  우선 EU와 브렉시트 관련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기한을 연장하는 시나리오다. 아직 최종 결론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영국 내에서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지만 현실적으로는 기한 연장에 제한이 많다. 

현재 브렉시트 관련한 영국과 EU간 협상 시한은 3월말이다. 그러나 유럽 의회 역시 5월 23일부터 선거를 기다리고 있고 7월경에는 새로운 의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협상 시한을 연장한다 해도 3개월 이상 연장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EU 내에서 커다란 입지를 갖고 있는 프랑스가 부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는 점도 이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을 낮춘다. 

기한 연장에 성공했다 해도 최종적인 해법이 되지는 못한다. 연장된 기간 내에 세부 사항을 조율해 다시 협상안을 통과시킨다는 점에서 영국 및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유예될 뿐이다. 따라서 영국내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커지는 기간이 늘어날 뿐이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제1 야당인 노동당이 제출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불신임안은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됐다. 사진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 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영국 제1 야당인 노동당이 제출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불신임안은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됐다. 사진은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 사진=연합뉴스

◇떠오르는 브렉시트 관련 시나리오···최악 대신 차악 선택할 것

두번째 시나리오는 브렉시트를 철회하는 시나리오다. 영국내에서는 브렉시트 국민 투표 가결 이후 최근 브렉시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영국 내에서 진행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 국민 가운데 EU 잔류를 바라는 응답은 56%로 과반을 넘은 상태다. EU 내에서도 브렉시트 번복을 희망하는 상황이다. 

영국이 EU 탈퇴 번복은 영국내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들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수도 있다. 정치적 이슈로 인한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동시에 영국이 EU를 통해 얻었던 경제적 이익이 그대로 유지되는 시나리오기 때문이다. 다만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제2국민투표를 포함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세번째  시나리오는 이번 협상안을 대체할 새로운 협상안의 합의에 성공하는 방안이다. 실제로 이번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이후 제1 야당인 영국 노동당이 제출한 테리사 메이 총리의 내각 불신임안은 부결되면서 브렉시트 번복 가능성 대신 또다른 브렉시트 합의안 마련이 힘을 얻고 있다.

여기서는 노르웨이 형태의 소프트브렉시트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EU측은 영국 전체가 관세동맹에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백스톱에 반대하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세부 사항이 어떻게 조율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는 시나리오다.

마지막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 합의에 성공하지 못하고 협상 시한인 3월 29일을 넘겨버리면서 탈퇴가 진행되는 시나리오다. 이 경우 영국은 EU와 무역에서 관세율 상승이 불가피하다. 또 EU와 거래에서도 통관절차가 발생하며 EU를 통해 적용받았던 FTA 효과도 사라진다. 영란은행은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영국 경제성장률이 7.75%p 감소할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간제약 등을 복합고려할 경우, 메이 총리의 실제 선택지는 브렉시트 발효시점을 3~7개월 연기하는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당장 해법이 도출되기 어렵겠지만 정치변수 속성상 최악 대신 차악을 꾀할 여지가 많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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