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수소차 관련주 정부 발언 끊기자 ‘급락’

“당시와 종목 과열 흐름 비슷”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수소 활용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울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소 경제와 미래 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수소 활용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소차 관련주’로 분류되는 상장사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이전 정부들에서도 수소차 관련주는 정부 발언에 요동쳤다. 일각에선 현재 수소차 관련주 이격도 추세가 당시 주가 급락 직전과 비슷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회사 이엠솔루션을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을 하고 있는 이엠코리아는 이날 종가 기준 한 달 전보다 138%(5950원) 오른 1만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한때 52주 신고가인 1만1150원까지 치솟았다.

수소차 관련주로 분류되는 다른 상장사도 상승세다. 유니크·에스퓨얼셀·풍국주정 등은 한 달 전과 비교해 적게는 57%에서 많게는 139%까지 주가가 올랐다. 이들은 수소차 부품을 공급하거나 수소차 충전소와 관련돼 수소차 관련주로 분류됐다.

업계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 수소차 관련주 붐이 일었을 때와 상황이 유사하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이격도 추세가 당시와 비슷하다. 이격도는 주가와 이동평균선 사이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이다. 보통 상승 국면일 경우 이격도(20일 이동평균선 기준)가 106% 이상이면 투자 과열 국면으로 판단해 매도 시점, 98% 수준이면 매수 시점으로 본다.

실제로 2009년 수소차 관련주는 대통령의 기아차 공장 방문, 현대·기아의 수소차 시승식으로 상승세를 그렸다. 이후 대통령의 ‘이것(수소차 기술)이 우리의 꿈’ 발언이 나왔고 이미 과열된 종목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더 몰려들었다. 당시 이격도(20일 기준)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엠코리아의 이격도는 1주일 만에 38.83%p(6월 2일 115.031%→6월 8일 153.86%) 상승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소차를 언급하자 이미 과열된 종목에 자금이 몰린 것과 유사하다. 다른 것은 현재 종목이 더 과열된 상태에서 자금이 몰렸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이후 이엠코리아의 이격도는 12.23%p(1월 10일 136.33%→1월 17일 148.56%) 상승한 상태다.

초 과열 상태였던 2009년 이엠코리아의 주가는 정부의 수소차 관련 언급이 잠잠해지자 급락했다. 6월 8일 최고가 5155원을 기록했던 이엠코리아는 계속된 하락 끝에 3072원(7월 13일)까지 하락했다. 이격도 역시 7월 13일 기준 85.5%를 기록했다. 초 과열 종목이 순식간에 초 침체 종목으로 바뀐 것이다.

 

2009년, 2019년 수소차 관련주 주가 및 이격도 추세 비교.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2009년, 2019년 수소차 관련주 주가 및 이격도 추세 비교.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업계에선 현재 과열 상태가 당시보다 심해 급락의 폭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특정 시점과 현재 상황을 동일하게 비교할 순 없지만 심각하게 과열된 상황이라 급락의 폭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수소차 관련 내용은 2022년까지 8만대 보급하겠다는 정부의 포부만 있는 상태여서 언제든 거품이 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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