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피드백에도 비슷한 광고 노출돼
공공장소에서 광고 때문에 눈치봐야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페이스북에 선정적인 광고가 표시된 모습. / 사진=페이스북 캡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페이스북에 지나치게 성적인 내용의 광고들이 자주 노출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광고 숨기기’라는 기능이 있지만 해당 기능을 이용해도 수위 높은 광고를 제대로 걸러주지는 못한다.

주아무개씨(남‧32)는 최근 페이스북을 이용하다 깜짝 놀랐다. 민망한 장면의 웹툰이 자신의 피드에 노출된 것. 웹툰에는 치매 걸린 시아버지가 며느리를 부인으로 착각하며 벌어지는 성적인 장면이 담겼다. 해당 게시물은 페이스북에 게재된 광고였는데 주씨의 지인이 광고에 댓글을 달면서 주씨에게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비단 주씨뿐만이 아니다. 조아무개씨(여‧26)는 2년 전 페이스북을 그만뒀다. 이유는 선정적인 광고 때문이다. 조씨는 “친구와 대중교통에서 함께 페이스북을 보다가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주로 만화광고가 자주 뜨는데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그런 광고가 뜨면 마치 내가 그런 게시물을 구독하는 사람 같아서 불쾌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조씨는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서 지워버렸다.

이 같은 성인물 광고로 인해 불편을 겪는 것에 대해 페이스북은 위법한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페이스북은 다양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 광고를 내보내기 전 사전 심의를 거친다. 이때 기준에 맞지 않거나 부적합한 광고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연령대에 따라 타깃팅 광고를 하기 때문에 미성년자에게는 술 광고나 담배 광고, 성인물 관련 광고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청소년들에게 성인 광고가 노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위법 소지가 없고 성인 모두의 입맛에 맞게 광고를 맞추기는 어렵다”며 “광고가 보기 싫으면 ‘광고 숨기기’ 기능을 활용해서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고 숨기기’로 비슷한 광고를 다 차단할 수는 없었다. 조씨는 외설적인 남성 간 연애 웹툰과 야설 등의 광고가 불편해 해당 광고에 대해 ‘광고 숨기기’ 기능을 설정했다. 빈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슷한 광고가 또 올라왔다. 조씨는 “이런 광고가 불편해 밖에서 페이스북을 안하게 됐고 숨기기 기능을 통해서도 광고가 제대로 숨겨지지 않아 광고 때문에 페이스북을 그만두게 됐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수위가 높은 광고에 대해서는 페이스북 차원에서 별도 사전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비슷한 광고가 표출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광고마다 이용자가 일일이 광고 숨기기를 하기보다는 일괄적으로 분류해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편한 광고로 인해 페이스북을 떠난 이들은 또 다른 SNS인 인스타그램 사용에는 만족감을 표현했다. 인스타그램에도 광고가 많이 노출되지만 의류, 제품 등 광고가 대부분으로 민망한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규정 상 사전심의를 강력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고화질, 이미지와 영상 특화된 광고를 선정해서 받고 있다”며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광고는 규정에 위배되기 때문에 광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