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 현대적 의미 짚어보는 취지···내달 28일까지 전시

선미 작가의 사군자의 그림자 / 사진=안국약품
선미 작가의 사군자의 그림자 / 사진=안국약품

안국약품은 안국문화재단이 갤러리AG에서 신년기획전으로 지난 7일부터 오는 2월 28일까지 ‘사계군자’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문인들이 즐겨 그리던 사군자의 현대적 의미를 짚어보는 전시로 기획됐다.  

이번 전시 주제인 사계군자는 자기만 서체를 개발하고 연마해 그 기반으로 글을 쓰고자 하는 문인들의 다양한 운필법을 익히기 위한 수단으로써 응용될 수 있는 요소가 그림에 담겨있다. 이에 옛적의 고리타분한 형식의 답습이 아닌 나의 정체성을 서체로 찾아내고 싶어 하던 진정한 예인들의 관문일 것이다. 첨단 매체가 발달한다 해도 자아 정체성과 복제되지 않는 자아의 멋을 아는 사람이라면 사군자 필요성에 공감할 것이다.

오윤화 작가의 매화도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피어나는 매화의 매력을 고귀한 첫발을 내딛는 군자에 비유함은 당연한 비유일 것이다. 남들이 꽃피울 때 쉽게 피어지는 꽃이 아닌 홀로 억겁의 시간을 이겨낸 마냥 찰나의 순간을 봄으로 맞이한다.   

선미 작가는 강렬하면서도 처절한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화를 오마주해 난초화를 재현하고 있다. 일명 부작란도라 해 ‘난초를 그리지 않은 난초그림’이라 함은 난초화가 서체와 일체화되어 난초화인지 서체인지 알 수 없게 된 추사체의 극찬이라 할 수 있겠다. 

윤정원 작가는 국화를 ‘sublime’ 즉 숭고함으로 이름 짓고 국화가 또 하나의 군자로써 나타냄이 무엇인지 현대적으로 극명하게 작업화해서 보여주고 있다. 화면 가득 채워진 윤정원의 국화 또는 욕망으로 태워지다 만 흔적의 국화 꽃잎 잔재들은 윤 작가가 인간의 유한한 절망의 인생을 위로하기 위해 숭고한 국화를 인간에게 바치는 인간 심리를 들춰내고 있는 듯하다. 

유미란 작가의 대나무는 가장 절개 있고 한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꼿꼿이 서있는 대나무 기상은 사군자 중 겨울을 대변한다. 대나무를 은박지 위에 어느 누구의 대나무 그림보다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  

안국문화재단 관계자는 “사군자 위치가 간단치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답습이 아닌 독창적 개개인의 현현이 사군자를 통해 드러나기를, 새해를 맞이한 모든 이들 염원이 매한가지가 아님을, 꽃보다 아름다운 꽃들이 돼 지기 바램이 ‘사계군자’를 통해 소망하는 전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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