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 차별화 힘들어···M&A가 수익성 유지 및 개선의 주요 변수
“KB금융은 생보 분야, 신한지주는 해외 M&A 찾을 것”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금융업종 시가총액 1, 2위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금융대장주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5조원대까지 벌어졌던 두 종목의 시총 격차는 현재 3000억원까지 좁혀졌다. 일각에선 M&A 성과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네이버 금융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0.32%) 상승한 47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9조9021억원으로 전체 14위에 위치했다.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550원(1.35%) 오른 4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19조60820억원 규모로 전체 15위이다.

현재 두 기업의 시총 격차는 약 3000억원이다. 격차는 더 좁혀질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인수 신청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오렌지라이프의 순이익이 265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적어도 2000억원의 추가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금융업종 지형을 흔들 변수는 ‘M&A’라는 말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인화를 통한 인건비 절감 이야기도 나오지만, 큰 변수는 아니다”며 “은행업이 차별화를 갖기 힘들다면 결국 인수합병이 수익성 유지 및 개선을 위한 주요 변수”라고 말했다.

실제로 M&A는 금융업종 주가 변동에 큰 영향을 끼친다. KB금융은 LIG 손해보험, 현대증권 등을 인수한 후 시총 1위로 올라섰다. M&A 이후 당기순이익이 1조원 가량(2016년도 2조 1437억원→2017년도 3조 3119억원)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2월엔 신한지주와의 시총 격차가 약 5조원까지 벌어졌다.

이후 신한이 KB금융과의 시총 격차를 따라잡은 것도 M&A의 힘이 컸다. 지난해 10월부터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유지 등 악재가 겹치며 전체 증시 침체로 이어졌다. 금융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아시아신탁·오렌지라이프와의 M&A가 진행되면서 다른 금융주와 달리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했다. 2018년 10월 5일 기준 신한지주의 시총은 21조 7400억원이다. 이후 11월 30일 기준 신한지주의 시총은 19조 5000억원이다. 약 10% 감소한 수치다. 반면 KB금융은 같은 기간 약 16%(23조 4900억원에서 19조 7300억원) 하락했다.

시가총액 추세 비교.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시가총액 추세 비교.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전문가들은 금융업계의 적극적인 M&A 전략은 계속되지만, 각 회사가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야는 다를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금융계열사 포트폴리오 완성을 위해 생명보험 분야를 지켜볼 것”이라며 “KB생명보험이 다른 금융사에 비해 약해 M&A는 꼭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생명보험사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등이 있다. 외국계 메트라이프생명도 꾸준히 KB금융의 M&A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신한의 경우 해외 진출에 욕심이 있고, 실적이 좋기도 하다”면서 “해외 진출을 위한 M&A를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글로벌 영업이익으로 3488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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