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세먼지·주거·성평등 문제, 선거제 개혁으로 해결 가능”
[인터뷰] “미세먼지·주거·성평등 문제, 선거제 개혁으로 해결 가능”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17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2월이 개혁 골드타임, 시기 놓치면 안 돼”
“선거제 개혁 수혜자는 국민···군소정당 밥그릇 싸움 프레임화 잘못”

“미세먼지·주거·성평등 문제는 정치의 문제다. 국회에서 법 잘 만들면 지금보다 좋아지도록 해결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모든 문제는 정치와 연관돼있다. 국민들 삶이 바뀌기 위해서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첫 단추가 선거제 개혁이다.

선거제 개혁이 거대정당과 군소정당 밥그릇 싸움이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다. 선거제 개혁이 되면 특정 정당이 아닌 정책으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정당이 선택 받는다.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인 민주당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국민이다. 어렵게 온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16일 기자와 만나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선거제 개혁의 목적과 방법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하 대표는 “비례성을 강화한 선거제 개혁의 최종 수혜자는 국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고통받는 미세먼지, 주거문제, 성평등, 일자리 문제 등 모두 정치와 입법의 문제다”면서 “정당 득표율대로 의석수가 나뉘는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정당과 의원들은 선택을 받기 위해 국민들 문제 해결에 나서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특정 정당에 유리한 것이 아니다. 선거제 개혁 논란이 거대양당과 군소정당 간 밥그릇 다툼이라는 구도는 잘못된 프레임화다”면서 “국민들은 자신들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과 법을 만드는 정당, 청렴하고 투명한 정당에게 투표하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한 정당다운 정당이 살아남는 제도”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하 대표와의 인터뷰 요지다. 

선거제 개혁과 국민 삶이 어떤 연관이 있나.

촛불혁명 당시 시민들은 나라다운 나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바랐다. 부패와 특권 없고, 밥값하는 국회를 바란 것이다. 지금 복지가 잘 돼있고 불평등과 환경문제를 잘 풀어나가는 국가들의 특징은 선거에서 비례제를 택한 국가들이다.

현재보다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선거제 개편이 중요하다. 국회에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가 있었지만 특위는 5번 회의한 것이 끝이었다.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실질적 내용은 없고 정부에 촉구하는 것이 다였다. 미세먼지가 심각해도 거대정당이나 의원들은 미세먼지 문제가 자신들 표에 도움이 안 되니 관심이 없다.

그러나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면 각 정당이 미세먼지 해결 정책을 개발하고 제대로 의정 활동하게 할 수 있다. 정당이 받은 득표율대로 의석이 나뉘기에 정당들은 국민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기존의 승자독식 선거제는 미세먼지 해결보다 지역구 관리가 재선하는 데 유리한 구조다.

선거제 개혁이 국민들이 겪고 있는 다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나.

그렇다. 우리 국민들은 주거, 교육, 일자리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 청년들은 주거, 빚, 일자리 문제를 겪고 있다. 주거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은 청년들처럼 집을 갖기 어려운 층이 있는데 그 청년들이 국회 안에 없기 때문이다. 주거 문제는 국회서 법을 통해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법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 통과시키는 것은 국회의 일이다. 그러나 국회에는 청년이 없다. 국회에는 20, 30대가 300명 중 2명밖에 없다. 그러나 청년들이 살기 좋은 덴마크를 보면 20, 30대 의원 비율이 40%를 넘는다. 덴마크 청년들의 목소리가 국회서 충분히 대변되는 것이다. 덴마크 청년들이 우리나라 청년보다 살기 좋을 수밖에 없다.

교육문제도 마찬가지다. 교육은 사회의 문제기도 하다. 한국은 사회 불평등이 심하고 경쟁 구도가 과도하다. 어떤 교육정책을 써도 학생 입장서는 힘들고 고통스럽다. 불평등, 일자리 문제를 같이 풀어야 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불평등이나 일자리 문제, 교육 정책을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지역구 경조사 찾아다니는 등 지역 관리만 한다. 정당들이 정책 연구하라고 세금으로 보조금 주는데 제대로 연구도 안한다. 국민들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다음 선거에서 이기게 하는 구조가 돼야 의원들이 그러한 노력을 한다. 지금 선거제는 그게 아니니 안하는 것이다.

교육, 경제, 불평등, 주거, 청년 문제 등 모두 지금 국회서는 제대로 토론조차 안한다. 국회는 정부 공무원만 불러 호통치는 것만 한다. 그러나 정작 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의원들이다. 의원들이 관련 법률안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기 때문이다. 복지, 교육, 일자리, 경제문제를 잘 풀어가는 나라들은 거의 비례대표제를 택했다.

선거제 개혁이 거대정당과 군소정당 사이 ‘밥그릇 다툼’이라는 주장도 있다.

작년 12월부터 거대정당인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이 연동형비례제는 군소정당을 위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군소정당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잘못된 이야기다. 연동형비례제는 군소정당에 유리한 것이 아니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군소정당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거대양당에게 유리한 것도 아니다. 연동형비례제는 정당다운 정당에 유리한 제도다. 국민을 위해 정책을 제대로 만들고 의정활동을 하는, 그래서 국민들 삶의 문제를 푸는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고 의석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 이걸 못하면 거대정당이든 군소정당이든 상관없이 도태된다. 이것이 연동형비례제다. 국민을 위한 진정한 정치 경쟁구도를 만든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 시 최종 수혜자는 국민이다. 정당들이 열심히 정책 만들어야 국민들이 편하게 살 수 있다.

선거제 개혁을 왜 지금 해야 하나.

지금 우리가 하는 지역구에서 1등해야 당선되는 승자독신 선거제 방식으로 의원을 뽑는 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이 있다. 이 나라들에도 선거제를 바꿔야 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거대정당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기에 선거제 바꾸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 한국은 수십년 만에 선거제 개혁 기회가 왔다. 국회 안에 과반 정당이 없고, 국회 안에서 선거제 개혁하자는 정치인도 꽤 있다. 시민사회나 학계는 연동형비례제 도입하자는 의견이 모아진 상태다. 이 좋은 조건이 언제까지 유지되느냐가 문제다. 2020년 총선이 다가올수록 선거제 개혁이 어려워진다. 3월부터는 내년 총선 때문에 정당 간 이합집산이 시작된다. 2월까지가 선거제 개혁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2월이 넘어가면 쉽지 않다. 어렵게 기회가 왔다. 시민들이 이 시기의 중요성을 알아야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 개혁을 회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법이 있나.

한국당은 2월 당대표 선거 후에도 선거제 개혁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일 가능성 있다. 결국 야 3당과 민주당이 중요하다. 키는 민주당이 쥐고 있다. 민주당 의지만 있으면 야 3당과 협상해서 그 합의안으로 한국당과 합의하고, 합의가 안 되면 국회법에 따라 패스트트랙제도로 갈수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가면 최대 330일 후에는 무조건 국회 본회의서 표결해야 한다. 그러면 한국당은 협상에 안 나올 수가 없다. 선거법은 정당 입장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한국당과 협상이 안 된다는 핑계로 선거제 개혁을 못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야3당과 협상해서 패스트트랙만 지정해도 한국당이 협상에 나온다. 그러면 선거제 개혁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이 중요한 선거제 개혁이 민주당 의지에 따라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결국 국민뿐이다. 지금 선거제 개혁 안하자는 건은 지금과 같은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선거제 개혁 안하면 국민의 삶도 바뀌지 않는다. 한국 정치는 다시 탄핵 이전, 촛불혁명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국민들이 선거제 개혁에 관심을 많이 갖고 정치권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세금도둑잡아라 시민단체 활동 통해 국회의 예산 부정 사용과 비리를 밝혔다.

국회서 우리 세금 어떻게 썼는지 감시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구와 소송 통해 자료를 받았다. 생각보다 너무 엉망이었다. 가령 특정업무경비 사용 시 정부 지침상 영수증 붙이게 돼있다. 그런데 국회서는 98.7%가 영수증 없이 써서 그 돈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 할 방법이 없다. 연구용역 준 거처럼 가짜로 서류 꾸며서 1000만원, 500만원 국민세금 빼 쓴 의원도 있었다. 이는 사기나 횡령으로 볼 수 잇다. 의정보고서 1000부 찍었다고 국회사무처에 신고하고 돈 받아냈는데 실제로 10부밖에 안 찍은 경우도 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도 선거제 개혁과 관계있다. 의원들이 부패 없고 열심히 일하는 스웨덴, 덴마크는 여러 정당들이 원내로 들어가기에 부패나 예산낭비 하면 다른 정당에서 문제제기 하기에 살아남을 수 없다. 또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정당들끼리 투명성과 청렴성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

연동형비례제 도입 시 의원 정수 확대를 두고 이견이 있다.

의원 수 늘리면 선거제 개혁에 유리하고, 의원 특권 줄이고, 의원이 제대로 일을 하게 만든다. 단 국회 예산은 늘리면 안된다.

의원 정수는 선거제 개혁과 무관하게도 확대하는 게 좋다. 국회 1년 예산이 6300억원인데 같은 돈으로 300명보다 360명을 고용하는 게 고용주인 국민들에게 더 좋다. 9명의 개인 보좌진을 7명으로 줄이고 의원 연봉을 줄이면 예산을 그대로 둔채 의원 수를 늘릴 수 있다.

의원 수가 어느 정도 늘어야 국회의원이 제대로 일을 한다. 현재 국회 상임위는 관할 영역이 너무 크다. 환경노동위도 환경위원회와 노동위원회 따로 있어야한다. 환경 하나만 담당하기도 벅차다.

선거제 개혁할 때도 의원 숫자가 어느 정도 늘어야 한다. 비례대표 의석이 100석정도 돼야 이 제도를 도입하기 쉽다. 지금 지역구 253석은 줄이기 어렵다. 여기에 비례대표 100석을 더하면 정당 의원수를 맞추기 쉽다. 국민들이 국회 불신으로 의원 수 줄이자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정치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

민주당이 국민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핑계로 의원 정수를 못 늘리겠다고 한다. 그러나 의원 연봉과 보좌진 수 줄이고, 예산 사용 감시하는 독립기구를 두고, 해외 출장가기 전에 독립기구서 사전에 심사받고, 모든 정보를 투명히 공개하는 법률을 만들면 된다. 이렇게 하겠다고 민주당이 약속하면 국민들이 믿을 수 있다. 국민 핑계를 대면 안 된다.

연동형 비례제 도입하면 비례의원 늘어나고 중요해진다. 공천제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비례제 도입한 국가들은 스스로 민주적으로 공천한다. 공천제도는 그 정당을 평가하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비민주적으로 공천하거나 돈 받고 공천하면 유권자들이 그 정당에 투표하지 않는다. 그래서 정당들이 공천 개혁할 수밖에 없다.

더 확실하게 하는 방법은 민주적 공천을 하도록 공천 원칙을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독일이 그렇다. 독일은 정당 당원들이 비밀투표로 뽑은 후보자 아니면 공천을 못한다. 지도부에서 낙하산으로 공천 주는 것이 법률로 금지돼있다.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공천을 법으로 당원이나 지지자 참여 속에서 민주적으로 하게 하는 방법이 있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journal-e.com
사랑 희망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