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비앤오바이오 통해 사업 내용 모색, 성장동력 발굴 차원···타 제약사 확산 예상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경동제약과 부광약품이 별도법인을 내세워 바이오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로선 초창기 단계지만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는 점만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견제약사들이 본사와는 다른 별도법인으로 바이오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명문제약은 지난해 5월 바이오 전문 법인인 ‘명문바이오’를 분할 설립한 바 있다. 휴온스글로벌도 바이오산업 분야 연구 개발(R&D)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2월 휴온스랩을 설립했었다.  

대형 제약사가 아닌 매출 규모와 역사가 중상위권인 중견제약사들이 신규 사업을 꾸준히 도모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명문제약과 휴온스글로벌에 이어 경동제약과 부광약품도 별도법인으로 바이오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동제약의 경우 회사 법인과 류덕희 회장, 류 회장 지인 등이 별도 법인의 최대 주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별도 법인은 제넨바이오이며, 경동제약과 류 회장 등은 10% 가량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넨바이오는 당초 폐기물처리 등을 주력으로 진행한 ‘태양씨앤엘’이었다. 경동제약과 류 회장 등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시점은 지난해 4월이다. 이후 회사 사명은 ‘케이디네이쳐엔바이오’로 변경됐다. 

이어 회사명은 다시 지난해 12월 현재 제넨바이오로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제넨바이오는 바이오업체 ‘에이피알랩’ 경영권을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피알랩은 바이오장기를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제넨바이오는 경동제약의 자회사도, 관계사도 아니다”라며 “류 회장의 딸과 남기철 전 경동제약 사장이 제넨바이오의 등기임원으로 활동하는 정도”라고 언급했다.

이처럼 경동제약측은 제넨바이오에 대한 의미 부여에 소극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경동제약은 최대주주로 있는 제넨바이오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단계적으로 착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질적으로 에이피알랩이 실무를 맡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광약품도 지난해 7월 OCI와 공동으로 합작법인인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다. OCI는 기초화학제품에서부터 태양광 산업까지 다양한 제품을 다루는 화학·에너지기업이다. 부광약품과 OCI는 50대 50 지분으로 비앤오바이오에 투자했다. 일종의 조인트벤처인 셈이다.

비앤오바이오는 부광약품 본사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는 부광약품과 OCI 직원들이 비앤오바이오 업무를 효율적으로 분담해 겸직하고 있는 상태다. 이 업체의 대표이사는 유희원 현 부광약품 대표다. 향후 매년 100억원 이상 공동 투자도 구상하고 있다.    

비앤오바이오는 국내와 해외 바이오업체, 제약사들 신약후보물질에 투자한다는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구체적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단계다. 투자 대상 신약후보물질이 확정되면 상황에 맞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대상에 따라 비앤오바이오는 투자만 진행할 수 있고, 신약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상대 업체 사정 등 여건에 따라 임상시험을 단독으로 수행할 수 있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구분이 허물어지는 분위기에서 앞으로 중견제약사들이 바이오사업에 나서는 사례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 형태는 신규법인 설립이나 인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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