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EQC·PHEV 최대 4종 포함 14종 출시 계획···실라키스 사장 "올해는 EQ의 해, 탁월한 한 해될 것”
독일발 요소수 조작 이슈 ‘진행형’·인증누락된 배출가스 관련 부품 탑재 논란···신뢰 타격 및 비용 지출 리스크 잠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이사 사장 /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지난해 7만대 판매를 돌파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올해 14종의 신차를 쏟아내며 시장 독주 체제를 굳힌다는 복안을 내놨다. 다만 올해 일부 디젤 모델을 둘러싼 리콜 이슈가 해소되지 않아 비용 지출과 신뢰도 타격에 대한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한 모습이다.

17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벤츠는 지난해 실적을 평가하고 올해 신차 계획을 발표했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서 전년 대비 2.8% 증가한 7만798대를 판매하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3년 연속 수입차 시장 판매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를 통해 지난해 한국은 전세계 벤츠 승용 부문에서 6위에서 5위 시장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E클래스가 지난해 3만5000대가 넘게 팔리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품군에선 전년 대비 13% 증가한 1만3702대가 팔렸다. 여기에 S클래스가 7019대, 컴팩트카 6784대, 판매되면서 차급 시장 점유비중을 지켰다. 지난해 4월말 출시한 ‘더 뉴 GLC 350 e 4매틱’은 2865대 팔려 수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시장에서 보폭을 넓혔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BMW코리아가 연쇄 화재 사태로 판매량이 휘청이고,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국내 복귀 이후 예열을 다지는 동안 반사이익은 벤츠에게 쏠린 모습이다.

올해도 14종의 신차를 쏟아내면서 4년 연속 시장 1위에 도전한다. 9종의 신차와 6종의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을 출시해 제품군을 확대한다. 컴팩트카 세그먼트엔 A-클래스, 프리미엄 SUV 차급에 ‘더 뉴 GLE’를 들여오는 데 이어 4-도어 스포츠 카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를 가져와 전열을 다듬을 전망이다. 

특히 올해엔 벤츠의 전동화 브랜드 EQ의 첫 순수 전기차 ‘더 뉴 EQC’와 최대 4종의 PHEV 모델 등 친환경 모델을 대거 가져오는 점도 돋보인다. EQC의 경우 80kWh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으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450㎞(유럽 기준)를 자랑한다. 벤츠는 EQ와 커넥티드카 서비스 앱 ‘메르세데스 미’를 연계해 전동화 모빌리티 활용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다만 EQC는 출시 초기 모델인 까닭에 전 세계적으로 물량 공급 부족을 겪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벤츠는 올해 목표 판매대수를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예년과 같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날 디미트리스 실라스키 사장은 올해 판매 목표를 두고서 “국내 시장에서 항상 궁금해 하는 부분이 올해 판매목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판매대수 관련된 목표는 2차적”이라며 정확한 판매대수에 대해서 언급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올해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새로운 좋은 제품들이 라인업 돼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선보인 EQC와 함께 한해 동안 14종의 신차를 내놓을 것이고, 그 중 아주 강력한 6개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있기에 탁월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2년간 개최된 연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업계는 벤츠가 2017년 6만대, 지난해 7만대 판매를 목표할 것으로 관측했다. 아울러 이 기간 동안 벤츠가 각 예상 목표치 달성에 성공하면서 올해 8만대 판매가 유력시된다는 업계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다만, 세를 불리는 만큼 감당해야 할 비용 및 수익성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6월 독일에서 불거진 벤츠, 아우디 차량의 요소수 조작 여부 조사에 착수한 상태로, 2015년 5월부터 국내서 판매된 C200d, C220d, GLC220d 등 총 2만8077대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인증 취소, 리콜, 과징금 처분 등 행정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아울러 벤츠의 일부 차종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예고돼 브랜드 신뢰 타격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든다. 벤츠는 환경부로부터 인증이 누락된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장착한 차량 7000여대를 국내 수입·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지난달 서울중앙지법은 벤츠에 벌금 28억원, 인증 업무 담당 직원 구속 처분을 내렸다. 벤츠는 이에 불복, 항소를 준비 중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명백하게 의도를 가지고 법을 위반하거나 배출기준에 준거하지 않았다는 근거는 없다고 본다. 물론 아직 분석과정에 있어 해석의 문제가 남아 있다. 재판부의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회사가 생각한 근거들과 논리가 있기에 항소할 예정이며, 법정에서 받아들여질 거라고 생각한다. 미흡했던 프로세스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빨리 고쳐나가고 실수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당면한 규제 환경을 보면 여러 측면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엄격해지고 있다. 벤츠뿐만 아니라 모든 자동차 업체가 당면한 과제다. 정부의 기준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새로운 규제도 나타난다. 규제당국에서도 새로운 측면을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는 어느정도 학습곡선에 있는 상황이다. 양쪽이 얼마나 빨리 학습을 이뤄내느냐에 따라 빠른 시일내에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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