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해양플랜트 수주에 발 묶인 조선 빅3, 올해는 숨통 트나
  • 윤시지 기자(sjy0724@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17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 조선사, 올해 수주 목표치 엇갈려···삼성重, 해양 부문도 목표치 하향
저유가 장기화 기조는 발주 시장에 암운···빅3, 구조조정 앞두고 고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조선 ‘빅3’로 꼽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해양플랜트 수주가뭄을 벗어나 올해 수주 목표치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다만 올해도 저유가 기조와 경쟁국의 견제 등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엔 불확실성이 가중된 모습이다. 녹록치 않은 업황을 두고 국내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4척 4095억원 규모 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첫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VLCC 41척 중 대우조선이 18척을 차지하면서 수주 잔고 중 절반 이상은 VLCC와 동일한 선종으로 채워졌다. 

대우조선이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면서 올해 수주 목표치를 상향할 것이란 관측도 힘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은 내달 중으로 올해 수주 목표치를 공시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올해 시황과 생산 규모 등을 따져 목표치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도 조선업계선 VLCC,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선박 호조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뚜렷하다. 특히 지난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LNG선 호조세에 힘입어 연간 수주량 1위를 탈환했다.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발주된 LNG선 69척 중 국내 조선 3사가 대형 LNG운반선 60척을 수주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올해 LNG선 발주량을 69척으로 지난해 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오는 2027년까지 매년 평균 63척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7년 17척 발주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업황 개선의 조짐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지난해 이 같은 호조세를 누린 현대중공업도 올해 목표치를 올려 잡았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조선 부문 수주 목표치는 전년 대비 20.7% 증가한 159억달러로, 현대중공업의 경우 전체 수주 목표액을 전년 대비 15.4% 증가한 117억달러로 설정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해양 부문의 수주 목표치도 전년(16억달러) 대비 19% 증가한 19억달러로 올려 눈길을 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전체 수주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5% 낮춘 78억달러로 낮추고, 이중 해양 부문 수주 목표는 지난해(27억달러) 보다 7억달러 줄어든 20억달러로 조정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시황과 생산 규모를 고려해 내부적으로는 20억달러 내외 규모의 수주 목표를 잡았을 뿐, 작년에 비해 목표치를 크게 낮춘 것은 아니다"며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수주 건 입찰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3사는 올해 입찰 결과 발표를 앞둔 수주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참여한 인도 릴라이언스, 나이지리아 봉가, 베트남 블락 비, 호주 바로사, 사우디 마르잔 등 프로젝트는 올해 입찰 발표를 앞둔 상태다. 

이들 조선 빅3는 지난해 VLCC, LNG선 등의 호재로 선박 수주 목표치를 달성했으나 해양 부문은 단 한 건 수주하면서 전체 수주 목표 달성에 발목이 잡혔다. 한 해동안 3사 중 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미국 석유개발사 엘로그가 발주한 반잠수식 원유생산설비(FPS) 한 건을 따내는 데 그쳤다. 이 마저도 4년만에 올린 실적이다.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은 1년 간 해양플랜트 수주가 전무했다. 사실상 대표 고부가가치화 분야인 해양 플랜트 없이 올린 성적에 ‘반쪽짜리 성공’이란 평가도 잇따랐다.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 시황도 그리 밝지 않다. 수년간 이어진 수주절벽은 올 들어 저유가 기조를 만나 발주 시장에 대한 어두운 전망에 보다 힘을 받고 있어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5일(현지시각) 기준 배럴당 52.11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해 10월 배럴당 74달러 선을 돌파했다가 연말부터 30%가량 급락해 올 들어 5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가 상승은 시추 사업에 대한 유인으로, 국제 발주 시장에서 해양플랜트 등에 대한 수요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통상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두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유가는 해양플랜트 발주 시장을 침체시킬 가능성을 더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 플랜트는 한 건이라도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까 발주사들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사실 올해 거론되는 수주 건에 대해서도 최종 발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확답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난해 이어서 올해도 주력은 LNG선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리한 해양 플랜트 투자는 여전히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업계의 저가 수주에 이어 수년간 이어진 수주절벽은 해양 분야의 인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8월 해양 공장 가동을 멈춘 데 이어, 연말엔 해양사업부 유휴인력 600명에 대한 유급휴직을 결정했다. 대우조선 역시 과거 무리한 해양플랜트 투자로 인한 적자 행보에 자구안을 이행 중이다. 업계선 지난해 말까지 900명가량의 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봤으나 현재 채권단과 인력 감축 규모를 조율하고 있는 상태다. 

해양플랜트 분야 매출 의존도가 높았던 삼성중공업도 상선 중심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잔고 비중은 지난 2016년 초 70%에서 지난해 말 46%까지 감소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수주 없이 수주잔고를 증가시켰는데, 낮아진 해양플랜트 수주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사업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 모처럼 찾아온 수주 훈풍이 조선 부문에 집중되면서 이들 조선사의 사업 구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박 수주만으로 해양 플랜트의 공백도 견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해양플랜트 분야가 국내 업계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화 분야로 꼽히는 이상 장기적 업계 경쟁력을 위해 쉽사리 발을 빼지 못하는 상태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작년 말 유가 급락으로 인해 해양 플랜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꺾였다. 딱히 호재도 없는 상태"라면서도 "지난해 상선 수주를 상당히 선방해 해양 플랜트 없이도 실적 회복이 가능했다. 올해 업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우선은 선박 위주로 실적 회복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시지 기자
IT전자부
윤시지 기자
sjy0724@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