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 “진상규명해 아들 억울한 죽음 안 되도록···”
[인터뷰]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 “진상규명해 아들 억울한 죽음 안 되도록···”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한다원 기자 (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16 17:3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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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균이 죽음은 사회 구조적 살인…대통령 아니면 이 문제 해결할 사람 없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통해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하고 싶습니다. 용균이의 죽음은 사회 구조적 살인입니다. 대통령이 아니면 이 일을 해결해 줄 사람이 없습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업무 중 숨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24) 어머니 김미숙씨의 말이다.

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용균씨가 석탄운송설비에서 운전 업무를 하던 중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졌다. 위험 업무 외주화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2인 1조 업무가 지켜지지 않았다. 용균씨는 이날 홀로 업무에 나섰고 사고가 난 순간 그를 구할 사람이 곁에 없었다. 발전 정비 부문의 하청 노동자들은 인력을 늘리고 작업 환경을 개선해달라고 그동안 수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원청인 서부발전과 하청인 한국발전기술 모두 들어주지 않았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아들의 사고 이후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의 모든 활동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처리를 위해 국회에 살다시피 하며 국회의원들을 설득했다. 국회는 그동안 미뤄왔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일부 수정해 통과시켰다. 그러나 김씨는 실효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씨는 시민대책위와 용균씨 사고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구조적 문제를 파악할 수 있는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대상과 권한을 요구하고 있다.

김씨를 지난 15일 만나 용균씨 사고 이후 겪은 상황과 심정을 들었다.

12월 11일 김용균씨 사고를 접한 상황은.

새벽 애(용균씨) 아빠가 큰 일 났다고 했다. 애한테 무슨 사고가 생겼다고 경찰서에 오라고 해서 얘가 무슨 잘못을 했나 생각했다. 다시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어디 다쳤나 해서 응급실에 갔더니 들어온 응급실 환자가 없다고 했다. 분명히 응급실에 있을 것인데 없어서 혹시나 하고 영안실에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했다. 영안실에 20대 남자 있냐고 물었더니 한 명 있다고 했다. 확인했는데 머리부터 보였다. 탄가루에 얼굴이 시커메져 있어서 비슷한 사람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다시 확인했다. 정면으로 보고 우리 아이라는 걸 확인했다. 얼굴을 만지고 몸도 더듬어봤다. 천 같은 걸로 몸이 싸여져 있었다. 얼굴을 처음 만졌을 때는 굳어서 딱딱했는데 다시 만져보니 예전에 만진 것처럼 살 만지는 느낌이었지만 차가웠다. 얼굴 말고 다른 부분을 확인해 보려했는데 병원에서 못하게 했다. 부모님 충격이 클까봐 안보여준다고 했다. 말로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몸과 머리가 분리된 상태고 등이 갈려서 타버린 상태라고 병원서 말했다.

그리고 ‘하청회사 임원’이란 사람이 와서 만났다. 그 사람이 용균이는 착실해서 일도 잘했는데 하지 말란 곳, 가지 말란 곳을 가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했다. 용균이 고집도 있어서 그렇게 됐다고 보험 들어놓은 거 있으니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그 임원에게 작업장에 무슨 이상 신호가 있으면 회사에서는 어떻게 용균이 같은 노동자들에게 지시하느냐고 물었다. 임원은 이상 신호가 있을 때는 절대 처리하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나중에 용균이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작업장에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해결하러 가야한다고 했다. ‘하청 사람이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구나, 용균이 잘못으로 몰고 가고 있구나’라고 판단했다.

한 켠에는 시민대책위가 있었다. 처음에는 시민대책위를 잘 몰라서 좋게 보이지 않았다. 자주 접하고 회의할 때도 이 사람들이 회의에 계속 참석하라고 했다. 믿음이 갔다. 이들이 유가족 위주로 일을 해줘서 이 사람들과 같이 가야겠다고 정했다.

시민대책위와의 활동 통해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지금까지 용균이 사망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등이 있었다. 이후 4단계로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꾸린다. 그런데 그 이전 3단계 까지는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가 배제됐다. 우리가 빠진 조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 진상조사규명위원회만큼은 우리가 참여해 철저하게 진상을 파헤쳐야 한다. 특별근로감독 등 앞의 조사들과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조사 결과가 얼마나 다른지,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아들의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 진상규명에 따른 책임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 나설 것이다.

그게 제대로 안 된다면 지금 관련 처벌법이 너무 약하니 그것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회서 처리한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처벌의 하한선이 없다. 하한선이 없어 하청 노동자 사망사고 때마다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됐다. 그런데 이번에도 관련 법에서 하한형을 두지 않았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형사 처벌의 하한형을 두고, 영국처럼 기업에도 벌금을 물게 해야 한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서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보호해주고 싶다. 위험의 외주화를 없애기 위해 비정규직의 원청 직접고용을 통한 정규직 전환도 나의 남은 과제라고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최근 국회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 처리했다. 이 과정과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많이 섭섭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자체가 산업안전을 위한 것이다. 국민이 이렇게 나서기 전에 국회가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것이다. 국회가 할 일을 안했던 것이다.

법안 처리 과정에서 한 국회의원이 반대했고 기권한 의원도 있었다. 이 국회의원들이 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을 위해 국회의원이 있는 건데 자신들의 국민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법 처리를 반대했는지 모르겠다. 처벌 하한선 없이 솜방망이 처벌 된 것이 그런 의원들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용균씨 장례가 치러지지 않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자신들이 제안한 진상규명위원회 설치 조사 대상과 권한이 받아들여져야 장례가 가능하다고 했다.

장례도 못 치루고 있어 답답하다. 내 아들이 영안실 냉동고에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그 안에서 꺼내주고 싶다. 하루빨리 장례를 치루고 싶은데 장례를 치르면 사람들의 관심도가 떨어진다. 그러면 진상규명과 정규직화 문제 해결이 어려워진다. 서부발전은 사고 원인이 용균이 잘못이라고 했다. 많이 답답하다.

진상규명과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진심이 있다면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한다. 용균이와 우리를 위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대통령이 하고 있구나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대통령이 아니면 이 일을 해결해 줄 사람이 없다.

여러 집회에서 용균씨 죽음은 사회 구조적 살인이라고 말했다.

우리 아들이 죽고 나서 한 달 정도 놀라운 일들을 많이 겪었다. 회사서는 얘가 잘못해서 죽었다고 그런다. 그러나 회사 작업장 가보니 위험한 전쟁터 같았다. 아들이 이런 곳에서 죽어야 했고 다른 노동자들도 많이 죽었다. 현장 노동자들이 위험한 기계 설비를 몇 번이나 고쳐달라고 했는데 비정규직이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청과 비정규직제도는 국가와 기업이 만들었다. 비정규직은 회사와 원청의 명령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 하청 비정규직이 발언을 해도 묵살된다. 이 상황에서 지금까지 서부발전에서 1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그렇기에 구조적 살인이다.

민주노총, 시민단체 등과 함께 비정규직 정규직화 주장을 하는 이유는?

유가족은 여러 시민단체와 함께 하지 않으면 힘이 없다. 시민단체 힘에 입어 내가 나설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그래서 도움을 요청했다. 그 중에 민주노총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시민대책위원회에 민주노총이 들어가 있는 것에 사람들이 오해한다. 그러나 이들이 있기에 내가 도움 받고 아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원한다. 우리 아들도 비정규직이어서 사람대접 못 받고 죽었다. 다른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 돼 구조적 살인이 없어지길 바란다.

용균씨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용균이에게는 난 항상 죄인이다. 그렇게 험한 곳에서 일하는 것을 몰랐다. 엄마 걱정할까봐 말 못했던 것 같다. 용균이는 성실하게 살아왔다. 자격증, 토익 등 자기가 알아서 사회 나가기 전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사회 첫발을 잘못 들여놓았다. 사회 첫발 내딛는데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하는 데가 안전한지 위험한지도 모르고 들어갔다. 직업 안전성 등에 대해 아들에게 더 많이 물어보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이 크다.

용균이가 젊은 나이에 죽은 것이 억울하다. 처참하게 죽은 것이 억울하다. 용균아 미안하다. 엄마가 널 지켜주지 못해서.

너에게 자격증 같은 스펙 쌓는 거 하지 말고 편하게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사회가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여건이어서 너에게 얘기했고 그래서 네가 젊은 청춘의 죽음이 된 거 같아서, 그런 점에 대해 엄마로서 잘못한 거 같아 많이 미안하다.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돈 있는 사람만 잘 살 수 있는 나라다. 비정규직을 국가와 기업이 만들어놓았다. 비정규직 사람들은 노예처럼 저항 없이 일해야 한다. 그렇게 만든 나라가 책임져야 한다. 나라가 기업을 단죄해야 한다.

이 나라가 이 문제 해결을 제대로 못했으니 뜻 있는 사람과 함께 한마음으로 이 부조리를 타파해서 국민 모두가 인권을 갖추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게 하고 싶다.

비정규직 제도, 위험의 외주화, 처벌 하한형 없는 솜방망이 법안, 국가와 기업이 비정규직을 종 부리듯 하게 만든 것 모두 잘못됐다. 그동안 고용노동부 보령지청, 대전청, 경찰청 등 쫓아다녔는데 이들은 여태까지 이런 부조리 속에서 살았고, 이를 다 알면서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따라갔다. 이 문제들을 바로 세우는데 국민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할 길이 없다. 문제 해결은 누가 해주는 게 아니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스스로 해야 한다.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다 숨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의료원 장례식장. / 사진=이준영 기자
태안화력 9·10호기에서 운송설비점검을 하다 숨진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빈소가 마련된 태안의료원 장례식장. / 사진=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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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s 2019-01-16 20:59:31
진상규명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기자님 좋은기사 감사합니다.
Aaa 2019-01-16 18:06:45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