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에게 있어 호재일까? 악재일까?

최근 게임업계 최대 화두는 넥슨 매각설이다. 김정주 NXC 대표는 넥슨 매각설이 불거진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놨다. 김 대표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이라며 넥슨 매각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사실상 넥슨 매각을 인정한 셈이다.

현재 게임업계는 ‘혼란’에 빠진 상황이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텐센트’ 등 중국계 게임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넥슨이 중국 게임사에 매각될 경우 중국 자본의 국내 시장 침투가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까지는 대다수 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번 넥슨 매각 사태에 대한 언론사들의 시각이다. 그렇다면 이를 유저 입장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사실 유저 입장에서 넥슨이 어느 곳에 팔리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게임만 제대로 서비스해 주면 그만이다. 특히 넥슨의 경우 유저들에게 ‘돈슨’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는 게임사다. ‘돈슨’이란 돈+넥슨의 합성어로, 넥슨이 돈만 밝힌다는 의미에서 유저들이 지어준 별명이다.

실제로 각종 게임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이번 넥슨 매각 사태와 관련해 넥슨 매각에 대한 걱정보다는 넥슨에 대한 비판 댓글이 더 많이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넥슨에 대한 유저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유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자신들이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들의 서비스 종료 여부다. ‘던전앤파이터’ 등 인기 게임의 경우 큰 걱정이 없다. 문제는 ‘바람의나라’ 등 넥슨의 클래식 RPG와 일부 인기가 낮은 게임들이다. 인기가 낮다는 것은 바꿔 말해 매출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넥슨은 최근 돈슨이라는 이미지를 벗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살짝 늦은감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 매출과 상관없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하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넥슨이 유일하다. 여러 실험적인 인디게임들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등 이른바 크게 돈이 되지 않는 게임들을 꾸준히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만약 넥슨이 사모펀드나 다른 게임사에 매각될 경우 돈이 되지 않는 게임들은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주인 입장에서는 경영 효율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오히려 더 합리적인 과금 체계를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인수 직후 몇 년간은 매입자금 회수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과금 시스템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넥슨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이른바 ‘잘나가는’ 게임들을 즐기고 있는 유저 입장에서는 넥슨 매각이 호재일 수도 있다. 새로운 주인은 아마도 해당 게임들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비인기 게임들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은 넥슨 매각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넥슨 매각이 어느 방향으로 진행되든 간에 지금의 넥슨을 있게 해준 유저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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