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예상됐던 부결인 만큼 금융시장 영향 적을 것"
노딜 브렉시트보단 브렉시트 지연 가능성 높아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오른쪽 두 번째)이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렉시트 관련 관계부처 대응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전문가들은 예상됐던 결과라며 금융시장 충격은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영국 하원이 영국 정부와 EU가 합의했던 EU 탈퇴 협정에 대해 승인투표한 결과 찬성 202표, 반대 432표로 부결됐다. 예상보다 큰 표 차이와 제1야당인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등 정치적 후폭풍이 거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예상됐던 일인 만큼 금융시장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은 이미 시장이 예상했던 일”이라며 “오히려 기존 안이 새로운 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파운드화가 반등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충분히 예상된 이벤트였기에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는 안전자산 선호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했을 때처럼 극단적으로 쏠리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승인 부결이 ‘노딜 브렉시트’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 정부가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강 연구원은 “어떤 주체도 노딜 브렉시트를 원하지 않는다”며 “차라리 표 차이가 컸던 만큼 정부 불신임에 따른 조기 총선 등 당초 예정된 브렉시트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노딜 브렉시트는 메이 총리의 정치적 수사로 보인다”며 “일시적으로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나올 수는 있으나 오히려 브렉시트 일정 지연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공 연구원은 “부결 직후 노동당이 불신임안을 냈고, 메이 총리 측은 정부 불신임안이 부결될 경우 플랜 B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며 “불신임안이 가결될 경우 총선 등으로 상황이 복잡해져 브렉시트 일정이 미뤄지고, 불신임안이 부결될 경우엔 플랜 B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일정은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관련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운드화가 보합세를 보이고 미국 주가는 상승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관련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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