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LG그룹과 블록체인 관련 업무협약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디지털 전문 인력으로 키우겠다”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디지털강화를 외치며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섰다. / 사진=시사저널e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디지털강화를 외치며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섰다. / 사진=시사저널e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생존 필수 전략으로 꼽히는 디지털금융 강화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는 등 기존 전략만으론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털 혁신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금융지주들 사이에서 커지는 중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지난 14일 서울 마곡 소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그룹과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신기술 기반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사는 각각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사업적 역량으로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KB금융과 LG그룹은 지난해 10월부터 협업 모델 구체화 등의 과정을 거쳐 현재 페이먼트, 보험 보상 자동화, 플랫폼 등의 사업과제를 도출 중이다. 올해에는 공동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서비스 모델 수립 및 사업화 추진, 신규 사업자와의 협업, AI, 로봇,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과 LG의 신기술 업무협약은 단순 기술 검증이 아닌 실제 고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디지털금융 강화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 1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지주사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사의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디지털금융그룹 조직을 창의적이며 개방된 형태로 꾸려나가겠다고 했다.

손 회장은 “디지털금융그룹 직원들은 업무 공간을 옮겼고 사무실 레이아웃, 복장 등 여러 가지를 일반 IT 기업처럼 운영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직원 135명이 배치된 디지털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우리은행 본점 긴 건너편에 있는 남산센트럴타워 빌딩으로 사무 공간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디지털 인재 영입 의지도 밝혔다. 그는 “시중은행 인력들은 순환근무를 하기에 전문성 강화에 소홀했다”며 “디지털, 자산관리, IT 분야의 직원들을 전문 인력으로 키우겠다. 디지털 관련 인력과 수익을 확충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디지털금융을 강화 중이다. 지난 13일 신한은행 인도본부는 디지털 기업금융 활성화를 준비해 한국계 은행 최초로 디지털 혁신상품 ‘디지털 팩토링 론 (DFL)’을 출시했다고 전했다. 

디지털 팩토링 론은 현지 우량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채권을 할인 매입하는 일반적 운전자금지원 상품이다. 기존 여신상품과 달리 고객확인부터 대출실행, 상환까지 모든 과정이 비대면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다.

신한은행은 현지에 최적화된 디지털 플랫폼 운용을 위해 인도기업 마인드솔루션과 전략적 제휴 체결로 플랫폼 자체 구축에 따른 기술적 한계를 극복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인도본부는 디지털 팩토링 론을 통해 지점 소재지 외 지역까지 기반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류절차 생략을 통한 업무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리스크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팩토링 론 상품출시 후 5일 만에 취급액 기준 미화 100만달러를 돌파했으며 현재 추세라면 올해말 1억달러 이상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디지털금융 플랫폼 강화를 강조했다. 김정태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이 4년 넘게 꾸준히 준비한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는 금융 서비스인 하나멤버스와 해외 금융기관 및 유통업체의 플랫폼을 연결해 자유롭게 포인트를 교환·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결제, 송금을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금융을 강화해야 살아남는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하고 혁신적인 디지털금융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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