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포화 등으로 어려움 겪어…인슈어테크 관련 규제 개선해야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 도입으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 도입으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 이미지=시사저널e

보험업계가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시장 포화 및 경기 불황이 계속되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여기에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도 부담이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 도입으로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수익성 악화 겪는 보험업계

보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보험업계의 수입·원수보험료 증가율은 0.80%로 지난해(1.18%)보다 0.38% 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104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액성저축보험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일반저축성보험 감소세 지속과 보장성보험 성장세마저 주춤한 탓이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 역시 전년 대비 2.7% 증가한 93조5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에 따른 판매 위축 등으로 연금부문과 장기저축보험의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손보 원수보험료는 2016년 전년 대비 5.3% 성장하며 고점을 찍고 2017년 4.5%, 지난해 3%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2022년 도입 예정인 IFRS17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도 부담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규모는 4조6000억원 가량이다. 이는 전년(4조5200억원) 대비 8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IFRS17 도입을 2022년으로 1년 연기하기로 결의하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올해도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보험연구원은 오는 2022년까지 보험산업 보험료는 감소하고 수익성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시장포화, 저성장·저금리 등은 보험을 비롯한 금융산업의 성장성을 저하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해법은 인슈어테크

이러한 상황속에서 각 보험사들은 인슈어테크 강화를 통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인슈어테크란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친 말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존과 다른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은 신년사에서 “생명보험 시장은 가구당 가입률이 86%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라며 “인슈어테크를 통한 혁신적 상품·서비스 공급은 보험산업의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도 “인슈어테크가 실생활에 스며들고 있는 미국 등 선진국들과 같이 우리 손해보험사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마음껏 시도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완화에 적극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 인슈어테크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건강보험과 자동차보험에서 리스크 통제 노력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이 있으나 판매는 아직 저조한 상황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대부분이 걷기나 달리기, 칼로리 소모 등 목적 달성시 포인트를 제공하거나 환급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보험도 운행과 연계해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지만 많지 않다.

이는 보험사 규제와 직결된다. 현재 보험업법상 보험회사의 업무 규제가 포지티브 방식이라 인슈어테크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보험업법이나 의료법 등 관련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업법·의료법 등 관련 규제의 위반 가능성 등으로 인해 보험사들이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소비자 편익 증대와 보험산업 성장을 위해 인슈어테크 관련 상품 개발 및 서비스 제공이 원활하도록 관련 제도 개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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