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네이버 쇼핑에 카테고리 추가···유통업계 “공정치 못한 경쟁 우려”

네이버쇼핑 화면 캡처. 15일 네이버쇼핑 카테고리에 ▲자급제폰,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이 추가 됐다.  / 사진=네이버쇼핑
네이버쇼핑 화면 캡처. 15일 네이버쇼핑 카테고리에 ▲자급제폰,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이 추가 됐다. / 사진=네이버쇼핑

 

네이버가 자급제폰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지각변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존 대리점 위주의 영업을 펼쳐온 휴대전화 유통업계는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네이버 같은 거대 포털이 자급제폰 시장에 손을 대면 그만큼 영세한 중소상공인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는 15일 자사 쇼핑 중개 플랫폼인 네이버쇼핑 ‘디지털/가전’ 항목 ‘휴대폰’ 영역에 3가지 카테고리를 추가했다. 새로 생긴 카테고리는 ▲자급제폰, ▲해외출시폰, ▲공기계/중고폰이다.

자급제 단말기는 이통사향 단말기가 아닌 통신사가 정해지지 않은 기기를 말한다. 가전제품을 구입하듯 공기계를 구매한 뒤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통신사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자급제 단말기는 어느 이통사든 개통이 가능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급제폰 종류가 늘어나고 찾는 이들도 많아서 카테고리를 늘렸을 뿐 큰 의미는 없다. 다른 오픈마켓에도 관련 카테고리가 있는 것처럼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카테고리를 더 만든 것일 뿐”이라며 “내부적으로도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고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사이트에 공지가 올라간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기존 유통업계는 경계하는 분위기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런 시장까지 진입할지 몰랐다”며 “자급제 활성화 차원에서 동의하지만 네이버같은 공룡기업이 유통까지 손을 대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네이버의 파급력은 남다르다”며 “자급제폰을 구입한 이들도 고장이 나고 문제가 생기면 대리점으로 달려올 텐데 그런 고객들을 응대하고 받는 비용은 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공정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유통협회에 따르면 타 지점 고객의 요금 상품을 변경하거나 기기변경, 명의 변경 등의 서비스를 수행할 때 업무취급 수수료는 1000원에 불과하다. 1000원을 벌기 위해서 대리점 직원들은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고 30분 이상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일도 발생한다. 고객에 대한 평가가 좋아야 본사 측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응대할 수밖에 없다. 자급제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고객응대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유통협회는 주장하고 있다.

또 협회는 거대 기업인 네이버가 자급제폰 시장에 뛰어들 때 어떤 여파가 있을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고려한 뒤에 진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에서 영업하는 대다수 중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지 않은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자급제폰은 그동안 별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지난해부터 관심이 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갤럭시S9 시리즈를 시작으로 프리미엄급 단말기가 공식 출시되는 시기에 맞춰 자급제 단말기도 함께 출시됐다. 최신 스마트폰을 자급제 단말기로 살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셈이다. 이후에 프리미엄급 단말기가 속속 자급제폰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이런 추세라면 대형 포털에서 따로 자급제폰 카테고리를 마련해 중개하는 방식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상반기에 실속형으로 가성비를 높인 스카이 폴더폰과 스마트폰도 자급제폰으로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스마트폰 전체 시장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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