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13일 경제동향 1월호 발간…반도체·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 수출 감소
“내수 전반적으로 부진…수출여건도 점차 악화”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개월 연속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KDI는 그동안 내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평가를 내렸던 수출 상황에 대해서도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한 점이 주목된다.

KDI는 13일 ‘KDI 경제동향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수출 상황에 대해 “지난해 12월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등 수출 여건이 점차 악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8월까지는 경기가 개선추세라고 진단했으나 9,10월에는 ‘경기 개선’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다만 수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DI는 “소매판매액의 증가 폭이 축소되고 투자 감소폭은 확대되는 등 내수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KDI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지난해 대비 4.1% 증가했던 수출이 12월 1.2%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도체(-8.3%), 석유화학(-6.1%) 등 대부분 주요 수출 품목들이 부진했고, 중국으로의 수출(-13.9%) 감소 폭이 전월 대비 크게 확대된 탓이다. 경제협력기구(OECD) 선행지수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KDI는 “세계 경제는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까지 확대되며 추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하방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세계 산업생산 등 대다수 실물 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기업심리지수와 OECD 선행지수도 향후 세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 둔화에 따라 민간 소비 증가세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소비와 관련이 깊은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서의 생산 증가율이 저조한 탓이다. 소매판매액의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해 8월 5.8%, 9~10월 평균 2.8% 증가했던 소매판매액은 11월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12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에 이어 기준치(100)를 밑도는 97.2를 기록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관련 선행지수도 부진한 흐름이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했다. 기계류는 15.5% 감소했다. 특히 특수산업용 기계가 32.3%로 대폭 떨어졌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11월 10.6% 떨어지며 9~10월(-10.4%)보다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주택인허가는 12.8% 감소하고 주택착공도 24% 떨어지면서 6개월 연속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향후 주거건축 감소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고용지표에 대해서도 좋지 않게 평가했다. 제조업 부문 고용 부진도 지속됐다. 지난해 11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6만5000명 늘었지만, 제조업에선 9만1000명이 줄었다. 다만 소매·음식주점과 협회·단체 부문에서의 고용이 늘어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9만8000명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KDI는 “일부 서비스업 부문의 고용 증가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전월보다 크게 확대됐으나 제조업의 고용 부진은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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