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포스, 자율주행 기반 찾아 캘리포니아로

국내 V2X 기업 에티포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스마트폰용 교통정보 서비스를 선보였다. 동글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으로도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 = 송주영 기자
국내 V2X 기업 에티포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에서 스마트폰용 교통정보 서비스를 선보였다. 동글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으로도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알 수 있다. / 사진 = 송주영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 = 송주영 기자) “미국이 규제와 인력면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에 훨씬 더 좋은 환경을 갖췄습니다.”

자동차용 통신 정보기술업체 ‘에티포스(ettifos)’ 관계자의 말이다. 이 업체는 미국 현지 한인 기술진들이 설립한 회사다. 차량과 사물이 통신하는 ‘V2X(Vehicle to X)’ 기술을 11일(현지시각) 폐막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에서 선보였다. 

회사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플레젠튼에 있다. 미국 IT산업 산실이라고 불리는 새너제이 인근이다. 에티포스가 본사를 캘리포니아에 둔 까닭은 미국이 V2X 기술을 실험하는데 좋은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미국은 실생활에서 V2X 기술을 실험해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 앞 횡단보도에는 V2X를 지원하는 시설이 설치돼 있다. 신호등과 같은 교통 정보 신호를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에 전달할 수 있는 통신 기반이 갖춰졌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연구소뿐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자율주행 시범운영을 허용하기도 한다. 세계 각국의 자율주행업체들이 캘리포니아로 몰려드는 이유다.

자율주행 업체들이 이 곳에 모이니 인재도 풍부해진다. 여기에 새너제이 소프트웨어 인력까지 인력 기반도 풍부하다. 에티포스 관계자는 “새너제이는 소프트웨어 기술 사회가 구성된 곳”이라며 “여러 이력을 갖고 있는 인력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에티포스는 교통정보를 스마트폰과 연계하는 통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인들이라 국내 시장 진출도 검토할만 하지만 규제로 꽉 막힌 우리나라에서는 실험할만한 곳도 없고 인력 기반도 취약하다. 회사 관계자는 단호하게 “한국에서 사업할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교통 정보 전송 표준으로 와이파이 기반의 DSRC(Dedicated Short Range Communication)와 LTE 기반의 C-V2X(Cellular V2X)를 모두 지원하는 하이브리드형 기술을 개발중이다. 

에티포스는 CES에서 자동차용 반도체업체 NXP 전시관 안에 공간을 얻어 기술을 전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들의 전시부스를 많이 둘러봤다. 첫번째 이유는 언어가 통해서이겠지만 국내에서도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에티포스가 이번 CES에 전시한 기술은 신호등과 스마트폰을 연계한 서비스 기술이다. ‘스몸비(스마트폰 좀비, 스마트폰에 몰두하며 걸어 주변 환경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의미)’를 위한 서비스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가 신호가 바뀌거나 주변에 차량이 있을 때 경고를 해주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근처에 차량이 오면 스마트폰에 큰 점을 표시해 위험을 알린다.

회사는 이를 비롯해 V2X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켜 자율주행 등 자동차 통신 서비스 생태계에 합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현재는 V2X 반도체가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탑재되지는 않아 V2X 동글을 설치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올해 CES는 ‘자동차 전시회’란 말이 나왔다. 전자업체들과 자동차업체의 협력과 경쟁 속에 앞으로 V2X, V2V 기술과 서비스는 확대될 전망이다. 응용분야도 무궁무진하다. 에티포스는 2~3년 후 성장할 시장을 보고 있다.

올해 CES는 가전 전시회가 아닌 자동차 전시회로 불릴만큼 자율주행 등 차량용 기술 전시가 많았다. 몇몇 완성차 업체는 CES에서 신차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은 NXP 자량통신 반도체 전시물. / 사진 = 송주영 기자
올해 CES는 가전 전시회가 아닌 자동차 전시회로 불릴만큼 자율주행 등 차량용 기술 전시가 많았다. 몇몇 완성차 업체는 CES에서 신차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은 NXP 자량통신 반도체 전시물. / 사진 = 송주영 기자

이 회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 티맵 등 교통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이 차량용 통신 서비스 분야에 관심이 없는 업체와 협력하거나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 5G와 자율주행 시대에 차량용 통신 시장은 급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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