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SUV 팰리세이드, 출시 첫달 1908대 판매··· 경쟁 차종 판매량 급감
대형 세단 G90, 전년 대비 판매량 136%↑
"수입차 신차 경쟁 예고··· 물량 수급 관건"

현대차 팰리세이드 / 사진=현대차
현대차 팰리세이드 / 사진=현대차

 

지난해 연말 현대자동차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내놓은 '대형' 차급의 신차 효과가 뚜렷한 모습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90가 출시 초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시장 외연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동급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의 신차 출시가 예정된 가운데 이들 신차가 올해 시장 선점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13일 현대차에 따르면 팰리세이드는 출시 첫 달인 지난달 국내서 총 1908대 판매됐다. 앞서 진행된 사전계약 첫날 3468대의 기록을 올리더니 지난달 2만6000대 계약을 돌파하면서 '예정된 흥행'이라는 평가다. 올해 본격적 판매를 앞두고 현대차는 팰리세이드의 물량 증산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돌파한 싼타페의 뒤를 이어 새로운 볼륨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큰 까닭이다.

팰리세이드의 사전계약 기록이 그대로 판매 실적으로 직결되면서, 동급 시장을 주름잡던 강자들의 성적은 다소 흔들렸다. 쌍용차의 G4 렉스턴은 지난달 1263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43.4% 판매량이 급감했다. 지난달 한 지붕 기아차의 모하비 역시 전년 대비 37.3% 줄어든 617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두 모델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팰리세이드에 점유율을 내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달 수입차 시장 강자인 포드 익스플로러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529대 팔렸다. 팰리세이드 출시 이후 대형 SUV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면서 판매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팰리세이드의 시장 진입이 연 4~5만대 규모의 대형 SUV 시장 외연을 넓혔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그간 국내서 규모가 제한됐다고 평가 받는 차급 시장의 잠재적 수요를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제네시스 G90 /사진=현대차
제네시스 G90 /사진=현대차

 

이와 함께 대대적 디자인 변경이 가미된 제네시스 G90 역시 대형 세단 시장에서 실적 회복을 주도했다. 지난해 11월 말 출시된 제네시스 G90은 기존 EQ900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디자인, 상품성 개선을 내세워 시장 선점에 나섰다. 앞서 진행된 사전계약 첫날 3000대 계약이 되더니 약 2주간 6713대가 계약되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는 이전 모델 EQ900의 지난해 1~10월 누적 판매대수(6688대)를 웃도는 실적이다. 국산 고급 세단의 상징이었던 EQ900은 지난 2017년 이후 판매실적이 줄고 있다. 지난 2017년 EQ900은 월 최고 판매실적 1399대를 기록했지만 감소세에 들면서 같은 해 하반기 월 1000대 이하로 판매량이 떨어졌다. 이어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지난해 10월엔 309대까지 판매량이 고꾸라졌다.

이 같은 판매실적은 G90 출시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G90의 판매량은 1909대로 전년 동월 EQ900 판매량(809대) 보다 136%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27일 공식 출시 이후 G90는 두달여간 2458대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전체 실적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업계선 연말 대기업 인사철 등 법인차 교체 시점과 맞물려 흥행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입차가 지배적인 대형 세단 시장에서 G90가 견조한 초기 성적을 낸 데 주목하고 있다. 경쟁 차종으로 지목되는 벤츠 더 뉴 S-클래스는 지난달 363대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25%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연쇄 화재 사태를 겪은 BMW도 판매량이 휘청였다. 지난달 BMW 7시리즈는 총 254대 팔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21.6% 판매량이 빠졌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7시리즈는 896대 팔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42.2% 판매량이 급감하기도 했다. 

다만 당초 판매량에 간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기아차의 K9의 판매 실적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달 K9의 판매량은 1082대로 기록됐다. 지난해 5월 판매량 1705대를 기록하면서 월별 최다 판매실적을 냈던 신차 효과는 한 풀 꺼졌지만 월 1000대 판매 흐름은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편 올해 이들 신차가 진입한 차급 시장에 신차 출시가 대거 예정돼 시장 선점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팰리세이드가 진입한 대형 SUV 시장에선 한국GM의 대형 SUV 트래버스 연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또 지난해 말 출시된 혼다 뉴 파일럿도 이달부터 본격 판매 실적을 더할 전망이다. 대형 세단 시장에선 올해 3분기 중 BMW가 7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아우디 역시 대형 세단 A8을 비롯, 13종의 신차를 들여올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엔 그랜저와 싼타페, 코나 등이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엔 주력 차종들에 대한 상품성을 한 층 강화해 판매를 견인하는 것은 물론,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팰리세이드의 원활한 판매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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