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 확대에도 ‘잡음’은 여전···‘공정 채용’ 위한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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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채용 확대에도 ‘잡음’은 여전···‘공정 채용’ 위한 해법은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1.11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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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해 공공기관에 2만3284명 신규 채용 계획…그 중 30%는 지역인재로
취업준비생, 공공기관 정부 방침에 우려···전문가들 “한시적 고용률 상승에 그칠 수 있어”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던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던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을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던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그동안 끊임없이 거론돼온 블라인드 채용, 지역인재 우대 등 공공기관 채용 방식 부작용은 여전히 한계로 꼽히고 있어 정부가 채용 확대와 함께 발생될 문제점을 어떻게 대처할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에 2만3284명을 신규 채용해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공공기관 채용 확대를 언급하며 “올해는 사람 중심 경제로의 경제패러다임 전환을 완성단계로 발전시켜 성과를 내야하는 시기”라면서 “그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 경제 활력 제고에 방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전력, 인천공항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민간 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9조5000억원 늘어난 53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공기관이 경제 활력 제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공부문에서 총 2만2554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공공부문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이력서 등에서 학력 등 차별을 야기할 수 있는 항목을 요구하지 않는 채용 방식이다.

취업준비생 대부분은 채용 시장이 ‘이공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공공부문은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이과, 지방소재 대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공평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공공기관들의 신규채용 가운데 30%를 지역인재제도로 뽑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인재제도는 해당 지역의 대학 출신만 자격조건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취업준비생들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 공기업은 해당 지역에서 거주했던 학생이 아닌 해당 지역 소재의 대학 졸업자를 지역인재로 보고 있다.

취업준비생 정아무개씨(26)는 “친구가 고등학교 때까지 서울에서 살다가 전남대학교에 입학했는데, 졸업하자마자 전남지역인재 제도로 가산점을 받아 공기업에 합격했다”며 “저는 2년째 취업준비를 하고 있고 이번 공채에서 공기업, 사기업 가리지 않고 다 넣어볼 생각이지만 이런 소식을 들으면 역차별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윤아무개씨(27)는 “부산에서 살다가 좋은 대학을 가면 취직도 빨리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서울소재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대학 위치가 서울이라는 이유로 지역인재에 해당되지 않았다”며 “지역인재 개념을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업계 인사처 관계자는 “지역인재제도가 일부 구직자에게 역차별로 작용한다는 점은 기업에서도 잘 알고 있지만, 정부 정책 방향이 워낙 뚜렷해 기업들은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소재 대학의 구직자가 서울로 대학을 굳이 안가도 좋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채용 여력도 한계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에서 신규 채용 인원은 직무분석을 통해 예산에 부담이 가지 않을 정도로 하는데, 사실 모든 기업들이 갑자기 인원을 확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정부가 공공기관 일자리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채용을 늘리지 않을 공공기관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일자리 창출 평가 배점은 2017년 5점에서 지난해 37점으로 대폭 상향됐다. 이에 기관 입장에선 경영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일자리 창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블라인드 채용 가이드라인 등을 기업에 배포하고 기업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검토하고 있다”며 “취업준비생들 입장에서는 블라인드 채용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다거나, 지역인재제도 등에 불만이 있을 수 있는데 채용박람회를 통해서 이러한 의문점을 해결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지순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법학교수는 “정부가 고용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드려 공공기관 일자리 확대를 통해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려는 건데 재정만 투입해서 불필요한 곳에 일자리를 무분별하게 증가시키려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정부가 어떠한 수요와 공급 기준으로 일자리를 확대하려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어 “자칫 잘못하면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처럼 한시적인 고용률 효과를 보는 정책에 그칠 수 있다”며 “공공기관 신규 채용 확대 방식이 실질적으로 기업 경쟁력, 생산력을 높이는 데 제대로 기여하는지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채용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취지는 공감하나 운영하는 데 있어 취준생 눈높이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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