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건설사 8개사 시공 입찰의향서 제출
삼성물산 재건축 시장 4년 만에 등장
현대건설vsGS건설 1·2·4주구 이어 재개결 성사될까
‘대림·롯데’ 고급화로 도전장…반포입성 노리는 ‘대우·포스코’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사업장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등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 8개사가 관심을 나타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 사업장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반포3주구)’에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 8개사가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 재건축 시장에 4년 만에 등장한 삼성물산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전에 이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재대결 성사여부 등 하나하나가 관전 포인트다. 대림·대우·롯데·포스코건설 등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반포입성을 위한 도전장을 내밀면서 ‘총성 없는 수주 전쟁’이 예고되고 있다.

◇‘래미안의 귀환’ 4년 만에 수주전 등장…줄어든 수주잔고 부담됐나

11일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반포3주구 조합에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8개사다. 앞서 반포3주구 조합은 지난 7일 임시총회를 열어 기존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을 취소하고 새로운 시공 업체를 선정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수주전에서 업계의 관심을 끈 부분은 삼성물산의 등장이다.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은 지난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수주전 이후 시공 국내 정비사업장에서 종적을 감췄다. 4년간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현장설명회 역시 지난 2017년 5월 방배5구역이 마지막이었다. 이런 이유로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철수설은 업계의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졌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를 통해 주택시장 부활을 알렸다. 이에 건설업계는 벌써부터 술렁이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에서 늘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그동안 공급이 없던 탓에 희소성도 갖췄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물산의 등장이 다른 건설사에 위협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수주전 이후 4년 만에 재건축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또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전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규모가 작은 3주구에 참여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지난 수년간 정비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줄어든 수주잔고를 만회하려는 움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물산의 수주잔고는 2015년 말 13조290억원에서 2018년 3분기 8조3153억원으로 줄었다. 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등이 10조~20조 원대의 주택사업 수주잔고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도시정비사업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강남 알짜 단지로 꼽히는 3주구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장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3주구의 공사비는 8087억원이다.

◇‘현대건설vsGS건설’ 재대결 여부 관심…조합 갈등, 현산 소송 등 변수가 관건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전에서 치열하게 맞붙었던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재대결 성사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현대건설은 2017년 1·2·4주구 수주전에서 GS건설을 따돌리고 시공권을 따냈다. 바로 옆 단지인 3주구까지 품을 경우 반포동 일대가 ‘현대타운’이 될 수 있다. 전날 조합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건설은 1·2·4주구와 마찬가지로 3주구도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THE H’(디에이치)로 짓겠다고 밝혔다.

GS건설은 3주구를 통해 1·2·4주구 수주 실패를 설욕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면 반포자이, 신반포자이, 신반포센트럴자이와 함께 반포동에 자이 브랜드 벨트를 형성하게 된다. 다만 GS건설이 지난해 진행됐던 3주구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참여했지만 본입찰은 빠진 전례가 있어 수주전 참여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수주전에 이은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재대결 여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사진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시공사 선정 당시 모습 / 사진=길해성 기자 

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 등 4개사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림산업은 반포아크로리버파크 이후 또 다시 반포에 ‘아크로’라는 브랜드를 공급할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올 4월 론칭할 프리미엄 브랜드를 3주구에 첫 도입한다고 밝히는 등 반포입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강남권 수주 실적이 ‘제로’인 대우건설은 3주구를 통해 수주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 역시 서울지역에 재건축단지가 하나도 없는 만큼 이번 단지에 사활을 걸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까지 3주구에 리스크가 많이 남아 있어 실제 많은 건설사들이 본입찰에 참여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계약이 해지된 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조합 내부의 여러 갈등들도 다른 건설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려면 시공 입찰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 때문에 입찰의향서를 냈다고 해서 실제 입찰로 연결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대산업개발의 소송 전과 조합 내 갈등 요소 등 리스크들이 얼마나 해소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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