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주요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왕성한 활동력 과시…“윤활유 역할” 평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총수로 꼽히는 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재계의 맏형으로 우뚝 올라서면서 생긴 변화로 분석되는데, 당분간 이 같은 행보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의 최대 관심사는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총수들의 참석 여부였다. 허나 대통령과 더불어 4대 그룹 총수가 대거 불참하며 행사는 아쉬운 가운데 막을 내렸다. 당시 유일하게 참석한 4대 그룹 총수는 최태원 회장이었다. 최 회장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과 이야기하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더불어 사실상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정부와 재계의 접점이 있는 행사 때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물론 다른 총수들이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경우도 있지만 최 회장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는 점을 재계에선 부인하지 않는다. 4대그룹 인사는 최 회장은 정부쪽과 4대 그룹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마치 형제들을 대표해 집안 주요 행사를 챙기는 모습과 유사하다.

최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그가 사실상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최태원 회장은 4대 그룹 중 맏형이 됐고,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맏형 역할을 하며 자연스럽게 SK그룹의 이득도 함께 취할 수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최 회장은 4대 그룹 중 막내 이미지가 강했다.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운 후에도 정몽구 회장과 고() 구본무 LG 회장은 여전히 현직에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태원 회장은 언제나 젊은 총수이미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4대그룹이 모두 사실상 세대교체가 되며 사정이 달라졌다. 최태원 회장(1960년생)은 가장 최근 LG총수가 된 구광모 LG회장(1978년생)보다는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968년생)이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1970년생)보다도 열 살 가까이나 위다. 기업 총수들끼리는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서로를 선후배로 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가운데 최 회장이 4대 그룹 총수 중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 기업들의 사정을 봐도 최 회장이 나설 만 하다. 삼성은 아직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재판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한 상황이고, 정의선 부회장은 그룹을 둘러싼 대내외 악재를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구광모 회장은 일단 그룹 장악력부터 키워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SK그룹은 상대적으로 큰 위기 없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그의 호방한 스타일을 최근 종횡무진 행보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최 회장은 재벌 총수들 중에서도 성향이 과감하고 외향적인 스타일이란 평을 듣는다. 최 회장은 본인의 내연녀 문제 등 민감할 수 있는 사안들도 본인이 스스로 정면 돌파하고 이슈를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재계 맏형이라는 분석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최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신 것은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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