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할 때 제2금융권은 증가규모 줄어
금리 상승 압박에 고객 이자부담 커진 영향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창구 모습. /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자 시중은행보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 수요가 더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연준이 금리를 또 인상할 수 있어 시장금리는 계속 오를 전망이다. 이에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고객들이 제2금융권보다 시중은행을 찾거나 제2금융권의 대출을 더 많이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중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6조5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권 별로 살펴보면 은행권 증가규모는 전년 동월보다 1조3000억원 확대됐다. 반면 제2금융권은 같은 기간 7000억원 축소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보험, 여전사 등이 모두 대출 증가율이 감소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작년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총 2조3000억원이다. 2017년 2조7000억원보다 4000억원 감소했다. 2016년(4조6000억원) 이후 매년 감소세다. 보험사의 가계대출 증가규모도 같은 기간 5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조2000억원 준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사도 4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말보다 1000억원 줄었다.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경우 작년 가계대출 증가규모로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조4000억원 크게 감소했다. 특히 수협의 경우 작년 가계대출이 1900억원 마이너스 성장했고 새마을금고는 1조9500억원 크게 감소하면서 상호금융 전체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작년 총 60조5000억원이 늘며 전년 같은 기간(58조8000억원)과 비교해 1조7000억원 증가규모가 커졌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된 것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규모가 12월 중 4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보다 2조1000억원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전세대출이 작년 10월30일부터 은행재원 활용으로 전환되고 12월 중 버팀목 전세대출 취급액이 기금이 아닌 은행 주담대로 계상되면서 작년 4분기 말에 은행 집단대출이 1조6000억원 늘었다고 분석했다. 또 작년 4분기 전국 입주아파트가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한 12만8000세대가 되면서 대출 수요가 은행권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대출 수요가 감소하는 이유는 대출 금리 상승 우려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금융위가 발표한 중금리 대출의 평균금리는 은행 6.5%, 카드사 11%, 캐피탈 14%, 저축은행 16% 등이다. 최고금리는 은행 10.0%, 카드사 14.5%, 캐피탈 17.5%, 저축은행 19.5% 등이다. 올해 미국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경우 국내 시장금리도 영향을 받아 대출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고객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어 대출 수요가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따라 미리 대출을 받자는 은행 고객이 늘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 대출 금리가 높고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어 서민들이 대출 받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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