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인기에 삼성출판사·제이콘텐트리 주가 급등
일부 증권사 올해 톱픽에 콘텐츠 업종 내세워
넷플릭스, 유튜브 등 채널 다변화 수익성 증대 요인

올해 부정적인 증시 전망 속에 콘텐츠 관련주가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동요인 ‘아기상어’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에 들면서, 이 동요 제작사 지분을 갖고 있는 삼성출판사가 급등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SKY캐슬’이 최근 연일 화제에 오르자 제작사인 제이콘텐트리 주가도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 종목뿐만 아니라 올해 콘텐츠 관련 업종 자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등으로 유통채널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는 콘텐츠 파급력과 질을 높이고 판권 계약 등으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시장 변화로 해석된다.

◇ ‘아기상어’와 ‘SKY캐슬’의 인기에 출렁이는 콘텐츠주

삼성출판사와 제이콘텐트리 주가 추이. / 사진=스마트스터디, 제이콘텐트리, 연합뉴스.
삼성출판사와 제이콘텐트리 주가 추이. / 사진=스마트스터디, 제이콘텐트리, 연합뉴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출판사는 이달 2일 1만1250원에서 시작해 6거래일만인 지난 10일 1만8050원까지 60.4% 상승했다. 특히 지난 9일과 10일에는 각각 29.82%, 21.96% 급등하기도 했다. 다만 11일에는 장중 9.7% 가량 내리면서 그동안 상승에 따른 피로감을 해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출판사가 이처럼 급등한 배경에는 동요로 널리 알려진 ‘아기상어’의 빌보드 차트 진입에 있다. 아기상어는 ‘아기상어 뚜루루뚜루’로 시작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 흥얼거릴 정도로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아기상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8일(이하 현지 시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 32위에도 깜짝 진입했다. 한국 노래 중 가요가 아닌 동요가 빌보드 차트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기상어가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호응이 발생하자 수혜주로 삼성출판사가 지목됐다. 아기상어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 스마트스터디의 유아교육 콘텐츠 브랜드 ‘핑크퐁’이 제작한 동요인데, 삼성출판사는 ‘스마트스터디’의 지분 20.81%를 보유하고 있다. 아기상어의 세계적인 인기 조짐에 삼성출판사가 보유한 스마트스터디의 지분가치 상승이 점쳐진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인 제이콘텐트리도 새해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이달 2일 4530원에 시작해 지난 10일 5270원으로 16.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가 0.0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큰 상승폭이다.

제이콘텐트리의 상승세는 SKY캐슬의 흥행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이 교육열을 보여주는 풍자 드라마로 지난 14화에서 시청률 15.8%를 기록했다. 이는 종합편성채널 역대 드라마 중에서 가장 높은 회차 시청률이다. SKY캐슬은 1화 때만 하더라도 1%대 시청률이었지만 매회 화제성을 끌어올리며 상승가도를 달렸다.

◇ 유통채널 다변화···수익성 개선 기대감 커

콘텐츠주가 주목받는 건 비단 이들 종목뿐만은 아니다. 콘텐츠 업종 자체에 대한 올해 전망이 긍정적이다. KB증권은 올해 유망 5대 테마 중 하나로 미디어·콘텐츠 업종을 꼽았다. IBK투자증권 역시 미디어(콘텐츠)를 올해 탑픽 중 하나로 내세웠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도 올해 콘텐츠와 관련된 업종이 유망하다는 리포트를 냈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콘텐츠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는 배경에는 유통 채널의 다변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관련돼 있다. 김흥직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지난달 기자 간담회에서 콘텐츠 관련 업종과 관련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으로 콘텐츠를 팔 수 있는 채널이 굉장히 다양화 됐다”며 “콘텐츠 회사들이 기존에 누리던 이익 레버리지보다 훨씬 큰 성장의 기회를 제공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아기상어는 전통적인 TV 매체가 아닌 유튜브를 통해 세계 각지로 전파됐다. 지난 1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아기상어 시리즈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 30위 안에 진입했다. 또 아기상어는 유튜브를 통해 11개 국어로 번역돼 소개되고 있으며, 버전이 100개 이상이다. SKY캐슬의 경우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어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졌다.   

한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등 OTT 업체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사의 수익성과 콘텐츠 질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의 경우 400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들었지만 넷플릭스 판권 판매만으로 300억원을 벌었다. 200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소요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역시 넷플릭스와 100억원 이상의 판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한령(한류 금지령) 이후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고 있다는 점, 경기 침체에 제조업 대비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콘텐츠 업종의 올해 기대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제작한 콘텐츠의 흥행 여부에 수익성이 갈릴 수 있다는 점은 콘텐츠 업종 투자의 위험요인으로 분류된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