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루에 2~3잔 씩 마시던 커피, 퇴근후 동료들과 마시던 시원한 맥주 한잔이 생각날 때 찾게 되는 디카페인 커피와 무알코올 맥주. 정말 임신부가 마셔도 탈이 없을까?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임신부 음료의 적정선에 대해 물어봤다.

 

사진=이성우 /도움말=위정하(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1. 임신부는 어떤 음료를 마셔야 될까요?

임신부의 차 복용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양합니다. 임신 중 차를 많이 마셔도 임신부와 태아에 큰문제가 없다는 견해부터 조기 진통, 태아 성장 지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견해, 반대로 소아 혈액암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킨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차 자체의 장점 보다는 차에 포함된 미량의 영양 소가 카페인의 효과를 상쇄하기 때문이며, 어떤 영양소가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차의 성분에 잔류 농약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임신 중에 차를 장기 음용하는 것이 무해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탄산음료나 커피, 차를 적정량 마시는 건문제가 되지 않지만 임신부에게는 무엇보다도 물이 가장 좋은 음료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2. 커피는 하루에 어느 정도 마셔도 되나요?

임신 중 카페인을 과량 섭취(500 ㎎ 이상)하면 유산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하루 200㎎ 이상 섭취할 경우 태아의 성장 지연 빈도가 1.4배 이상 증가하고, 혈액암 환아의 엄마가 임신 중 카페인 과량 섭취 빈도가 높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라도 일반 커피의 1~3%, 많게는 20%까지 함유되어 있으 므로 임신부가 과량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근거는 충분치 않습 니다. 2016년 미국 산부인과 학회는 임신부가 카페인을 하루에 200㎎ 이하로 섭취하는 경우 유산이나 조산 위험은 높지 않지 만, 태아의 성장 지연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보고했습 니다. 따라서 임신 중 커피를 마신 다면 하루에 카페인 함량 200㎎ 이하로 섭취해야 합니다.

3. 무알콜 맥주 마셔도 될까요?

국내 주류법상 알코올 도수가 1% 미만인 경우 무알코올로 표기가 가능합니다. 실제 국내에 유통 되는 무알코올 음료는 0.003~ 0.5% 정도 알코올이 함유돼 있습 니다. 알코올 섭취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임신부의 알코올 분해 능력이나 유전적 소인, 영양 상태, 동반 질환에 따라서 달라지는 데, 경우에 따라 소량의 알코올 섭취로도 태아 이상이 발생할 수있으므로 무알콜 맥주를 포함해 알코올이 함유된 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4. 탄산음료 대신 탄산 수를 많이 마셔도 되나요?

탄산음료는 대부분 카페인과 당함량이 높습니다. 임신부의 주된 카페인 공급원이기도 하지요. 임신부가 당 함량이 높은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아이의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아이의 비만율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탄산수의 경우 첨가물이 거의 없어 탄산음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탄산수의 태아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자료는 없습니다. 탄산수를 마시면 당장은 소화가 잘되겠지만 임신부가 흔히 겪는 식도 괄약근 장애 등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니 맹물 대신 자주 마시는건 좋지 않습니다.

 

→plus tip 시중 음료 카페인 함유량은?

아메리카노(300ml) 70~150mg

커피믹스(1봉) 69 mg

캔커피 74 mg

녹차 1잔 15 mg

콜라(250ml) 23 mg

커피우유(200ml) 47 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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