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다음날 허인 행장, 박홍배 노조위원장 만나
은행 측 “의미 있는 만남”, 노조 “입장차만 확인”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노조의 총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노조의 총파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부착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 노사가 지난 8일 노조의 총파업 이후 협상을 위한 만남을 가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노사의 쟁점 사안들이 좁혀질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노조가 2차, 3차 파업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파업 다음날인 지난 9일 오후 허인 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이 만났다. 이후 이날 오전 강석곤 경영지원그룹 상무와 노조 측의 류제강 수석 부위원장이 만나 실무자급 협상을 이어갔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가 대립하는 쟁점은 4가지다. ▲신입행원에게 적용된 페이밴드(호봉 상한제) 전면 폐지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L0 직급 여성 근로자의 전(前) 경력 인정 ▲점포장 후선보임제도 기준 완화 등이다.

성과급 300% 지급 문제는 허인 행장이 “(노조에)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 외 수당을 더한 300%를 제안했다”고 밝히며 타협의 여지가 생겼다. 

박 노조위원장은 파업 당일 기자회견장에서 “성과급이 파업 핵심 쟁점이라고 하나 그렇지 않다. 성과급 쟁점은 후순위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성과급 외에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사안 4가지를 언급하면서 “차별의 관행을 없애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노조위원장은 “언제든 교섭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허 행장도 파업 전일인 7일 “갈등이 대화가 아닌 파업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통해서 풀어야만 하는 문제인가에 대해 강하게 그건 아니라고 믿고 있다”며 “은행은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어제와 오늘 이어진 대표자, 실무자급 만남에서는 노사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요구하는 4가지 안에 대해 사측은 시간을 두고 타협을 하자는 입장이나 노조는 4가지 사안을 사측이 일단 받아들이고 세부적인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번의 노사 만남은) 대표자 사이의 면담 수준인걸로 안다”며 “(사측의) 입장변화는 없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총파업 이후에는 대표자 끼리 하루에 한 시간은 만나자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표자와 실무자가 만나 어떤 이야기가 진행됐는지 모르나 파업 이후 노사가 만났다는 부분에선 분명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